‘한국 남자 유도 중량급 간판’ 송대남(33·남양주시청)이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유도에 두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남자 유도 90㎏급 세계 랭킹 15위인 송대남은 2일 새벽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쿠바의 아슬레이 곤살레스(세계랭킹 4위)와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다 업어치기를 위장한 안뒤축걸기로 천금같은 절반을 따내면서 ‘골든 스코어’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송대남은 전날 김재범(27·마사회)에 이어 유도에서 이틀 연속 정상에 오르면서 올림픽 사상 한국 유도에 11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32강부터 주특기인 업어치기로 쟁쟁한 상대들을 차례로 꺾은 송대남은 8강에서 최대 난적으로 꼽히던 세계 1위 니시야마 마사시(일본)에게 호쾌한 업어치기 절반을 빼앗는 파란을 일으키며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도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난적’ 티아고 카밀로(브라질)를 맞아 자신의 장기인 업어치기 기술로 승리를 따낸 송대남은 결승전에서 까다로운 곤살레스를 상대로 초반부터 업어치기 기술을 시도하는 등 경기를 주도해 갔다.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붙이는 송대남의 공격에 당황한 듯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던 곤살레스는 지도를 받은 뒤 적극적인 공세로 나섰고 이내 송대남에게도 지도가 주어져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지도를 받은 뒤에도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던 송대남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경기 종료 1분5초를 남겨놓고 작전을 지도하던 정훈 감독이 소란을 피웠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한 것.

정훈 감독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도 송대남에게 끝까지 업어치기를 시도할 것을 지시했고 송대남은 정훈 감독의 지시대로 수없이 업어치기를 시도하며 곤살레스의 빈 틈을 노렸다.

5분의 정규시간을 마치고 연장전에 돌입한 송대남은 자신의 장기인 업어치기 기술을 시도하는 척 하다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안뒤축걸기로 절반을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 했다.

경기가 끝난 뒤 송대남은 정훈 감독과 얼싸안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고 감사한 마음을 담아 큰절까지 올렸다.

공적으로는 지도자와 선수 사이이지만 사적으로는 정훈감독이 손위 동서이기도 해 자신을 믿고 이끌어준 것에 대한 감사의 인사였다.

과거 81㎏급 세계 최강자로 꼽혔던 송대남은 2008년 당시 신예였던 김재범에 밀려 베이징올림픽 출전이 좌절되며 슬럼프를 겪었다.

절치부심한 송대남은 지난해 5월부터 81㎏급에서 90㎏급으로 체급을 올리는 승부수를 뛰웠고, 결국 33살의 늦은 나이에 생애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유도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에도 주특기인 업어치기 기술을 앞세워 매트를 지배한 그는 마침내 금메달을 목에 걸고 4년 전 김재범에게 밀려 아쉽게 출전하지 못했던 올림픽의 한(恨)을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