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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임덕연"더욱 행복해지는 경기교육을 위해"

 

교육감님께.

가을 햇빛 좋은 날 아이들이 돌아간 교실에 홀로 앉아 교육감님이 쓴 책 ‘교육편지’를 읽으면서 저도 교육감님께 편지 한 장 드리고 싶었습니다.

교육감님, 경기도교육청은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도록 여러 정책을 힘차게 추진하면서 ‘행복한 교육공화국’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학생은 배우면서 행복해지고, 교사는 가르치면서 행복해지고, 학부모는 자녀가 건강하고 알차게 커가는 걸 보고 행복해 할 겁니다.

현재의 고통은 미래에 희망이 있다면 참고 견딜 수 있습니다. 행복은 시설이 좋고 잘 구비된 곳에서 느낄 수도 있지만, 좀 낡았어도 함께 하는 사람의 관계가 사랑 속에 돈독하면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교육현장이 일중심이 아닌 사람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다른 무엇보다 ‘사람을 가르치는’ 교육현장에서 학생이 주변화 되고, 대상화 되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사람은 주체적이고 자발적일 때 가장 신바람 납니다.

의전의 벽에 교육가족 못 볼까 걱정

교육감님, 의전에 더욱 신경 써야 합니다. 의전이라 함은 교육감님을 잘 모시려는 주변 분들의 형식인데, 의전과 예우가 교육감님을 외롭게 만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주변분 들이 갈수록 의전에 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것이 언뜻언뜻 보입니다. 그것은 의전이 아니라 교육감님을 고립시키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볼륨을 높여 팡파레를 울리고 오색 꽃가루를 날려야 화려하고 제대로 교육감님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감동한 마음속에서 진정으로 우러나오는 박수이어야 합니다. 지역 교육청에서 교육감님을 예우한다고 학교마다 교사 몇 명씩 의무출장을 내서 큰 행사처럼 보이게 하는 걸 경계해야 합니다.

의전에 벽에 막혀 학부모, 학생, 교사를 못 볼까 걱정입니다. 의전의 벽을 넘어 지치고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묵묵히 경기교육을 함께 하는 교육가족에게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고 따스한 미소와 한마디 말이라도 더 건네십시오. 교육감님, 혁신학교, 참 멋있습니다. 교육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냈습니다.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아름다운 교육 모습입니다. 멀리 가는 깊고 긴 강물이 되어야 합니다.

혁신학교를 만들어가는 힘찬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재정지원입니까? 제도와 프로그램입니까? 저는 교육에 대한 철학과 가치관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정지원 없어서 혁신이 안 되고, 제도와 프로그램이 없어서 혁신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 일제시대부터 관행적으로 답습한 교육철학의 변화 없이, 지난날 멋모르고 해 온 잘못 한 교육에 대한 자기반성 없이 시대조류의 방편으로 혁신학교를 운영한다면 몇 년 반짝하다만 지난날의 열린교육 전철을 되밟을 수도 있을 겁니다. 무늬만 혁신인 것은 과감하게 도려내야 합니다. 남에게 보여주려는 이벤트성 교육은 이제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혁신학교를 더 많이 지정하여 운영할 것도 좋지만, 경기도 모든 학교가 혁신학교가 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재정지원으로 혁신학교가 운영된다면 모든 학교에 그만한 재정을 지원해야 합니다. 혁신학교가 제도와 프로그램의 혁신이라면 모든 학교가 그 제도와 프로그램을 적용해야 합니다. 철학과 가치관에 대한 것이라면 생각과 행동을 바꿔내야 합니다.

혁신·일반학교 구분없이 신바람나야

200여개의 혁신학교가 혁신학교라서 행복하다면 일반학교의 교육가족도 행복해져야 합니다. 이제 혁신학교다. 일반학교다. 라고 구분 짓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행복한 교육공화국에 사는 교육가족 모두 행복해져야 합니다. 학부모가 자녀 학교 보내는 것이, 교사가 가르치는 것이, 배우는 것이 신바람 나야 합니다.

곧 지상으로 알밤들이 툭툭 떨어질 것입니다. 수확할 것이 많은 가을이 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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