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의향]최성오"공정여행과 사회적 책임"
[아침의향]최성오"공정여행과 사회적 책임"
  • 경기신문
  • 승인 2012.10.2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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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신문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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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협안성교육원 교수 최성오

여행과 사색하기에 어울리는 계절이다. 아직도 관광을 하면서 자연환경을 훼손하거나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는 등 환경보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준수하지 않는 경우가 더러 있다고 한다. 최근 여행의 컨셉 중 공정여행이 떠오르고 있다.

공정여행(Fair Travel)은 영국에서 시작됐는데 무분별한 관광지 개발로 환경파괴는 물론 원주민 공동체 붕괴 등에 따른 문제해결 대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처음에는 유럽인들의 파괴적인 관광으로 인한 동남아와 아프리카의 고초를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다.

공정여행은 여행지의 삶과 문화, 자연을 존중하면서 여행자가 사용한 돈이 지역 사람들의 삶에 보탬이 되도록 돕는 여행이다. 여행자도 즐겁고, 지역공동체도 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여행지에서 쓰는 비용이 현지인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먹고 자고 즐기고 쇼핑하는 관광 위주의 여행은 소비적이고 자원낭비를 조장한다고 비판한다. 한마디로 둘러 보기식 여행을 벗어나 지역민과 직접 밀착해 함께 소통하고 향토의 문화를 즐기며 지역의 저변까지 체험하는 것이 이 여행의 근본 취지다.

여행을 통한 지역공동체 살리기

그래서 착한여행, 책임여행, 도덕여행, 환경여행 등으로도 불린다.

그러나 막상 공정여행을 하려고 하면 현실은 불편한 진실이 된다. 물론 불공정에 대한 분노, 공정에 대한 갈망의 확산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내 돈 주고 편하게 여행하면서 쉰다는데 경제가 어떻고 사회문제가 어떻고, 의식주 전반까지 신경을 쓴다는 게 어쩌면 구속으로 느껴질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보람과 효과를 생각한다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직까지 ‘공정여행’이라는 말은 낯설다. ‘지속가능한 여행’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무엇이 공정하고 지속가능하다는 것일까?

새롭게 떠오르는 여행지마다 ‘마법의 섬’, ‘지상의 마지막 낙원’ 등의 수식어가 붙었다가 갑자기 사라지고 이내 또 다른 지역에 같은 수식어가 붙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한 지역이 ‘파괴’되면 또다른 지역을 개발한다. 그런 의미에서 ‘공정여행’은 ‘지속가능한 여행’을 뛰어넘는다. 무조건 값싼 여행이 아니라 제 값을 제대로 치르고 그 값이 지역민들에게 돌아가는 환경을 조성해보자는데 있다. 즉 한 지역을 파괴하지 말고 보존해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지역을 영원히 넘겨주자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도 ‘문화관광’ 시대에 어울리는 가치관과 여행스타일을 재구성할 때다. 이에 공정여행 문화의 강점을 이해하고 활성화 방안에 대해 제언하고자 한다.

첫째, 각 기관의 세미나·워크숍, 학생 등의 연수·MT 등에 활용토록 해 농어촌 마을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공정여행과 연계시켜야 한다.

둘째, 여행의 즐거움은 새로운 사람, 문화, 자연을 만나는 것이다. 그 만남이 즐겁기 위해서는 현지와 올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여행자와 현지인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맞춤형 공정여행 상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공정여행관련 사회적 기업 많아져야

셋째, 공정여행은 여행의 윤리를 강조한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기존의 여행과는 달리 그 지역 고유의 생태와 환경, 그리고 지역민의 삶과 문화를 배려하자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봉사학점제와 연계시킬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착한 마음으로 여행을 하는 동안 내내 마음이 훈훈하고, 돌아가는 길은 아마도 몸과 마음이 한껏 홀가분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공감만세’의 경우, 20대 젊은이들이 공정여행을 통해 세상을 바꾸자며 모여서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공정여행관련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여행자와 현지인의 만족을 넘어 지구환경도 보호하는 그런 공정여행이 정착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올 가을에는 다함께 공정여행에 적극 동참해 여행의 즐거움과 사회적 책임을 직접 느껴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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