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제칼럼]윤면식"최근 경제성장률 하락, 어떻게 볼 것인가"

 

경제성장률이 계속 하락하고 있다 경기순환 과정에 따른 현상인지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 과정인지 그에 맞는 적절한 해법이 필요하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 하락이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진원지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지역이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유럽 국가는 올해 1분기에는 전분기에 비해 제로 성장을 한 데 이어 2분기에는 0.2%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그동안 선진경제권의 부진에도 세계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던 중국도 올 들어 전년동기와 비교한 성장률이 1분기 8.1%, 2분기 7.6%, 3분기 7.4%로 떨어지면서 경착륙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대외의존도가 높아 세계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올 상반기 성장률이 전년동기에 비해 2.5%에 그친 데 이어 하반기에는 2.2% 수준으로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2%대 성장은 내년 상반기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제성장률은 원래 경기순환 과정에 따라 높아졌다 낮아졌다 하게 마련이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동안에는 성장률이 높아지고, 경기가 정점을 지나 하강하는 동안에는 낮아지게 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재는 세계경제가 경기순환 과정의 하강기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9년 급속한 경기하강을 경험한 후 국제공조 등의 영향으로 2010년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으나 이러한 추세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고 유로지역의 재정위기가 불거지면서 다시 하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경제성장률 하락현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즉 경제성장세가 기조적으로 둔화되는 과정에 있다고 보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성장률 하락을 경험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성장률이 1970년대에는 9%대, 80년대에는 8%대, 90년대에는 7%대로 점차 낮아지다가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급속히 떨어져 2000년대에는 4%대 수준을 보였다. 경제발전에 있어 우리나라를 앞선 일본의 경우 최근 20여년간 장기불황에 시달리고 있지만 버블 붕괴 이전인 1980년대만 하더라도 연평균 4%대의 성장률을 기록하였다. 우리보다 뒤처진 중국의 경우는 1990년대 들어 개혁, 개방정책을 강화하면서 두 자리 수 성장률을 보였지만 이제는 8%대 성장도 버거워 보인다. 이같이 장기적으로 본 추세는 곧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는 현상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최근의 전 세계적인 경제성장률 하락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즉 경기순환 과정과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 과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경기순환 과정에서의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동원돼야 하겠지만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를 막기 위해서는 구조개혁정책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금리를 낮추고 유동성을 푸는 통화정책이나 정부지출을 늘리고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재정정책은 경기의 과도한 하강을 막고 회복세를 앞당기는 데는 도움이 되겠지만 잠재성장률 자체를 끌어 올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통화정책 면에서는 제로금리와 양적완화를 장기간 실시했고 재정정책 면에서는 국가부채가 GDP의 2배를 넘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질 만큼 확장기조를 이어갔지만 저성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미국과 유럽도 일본을 따라 가는 것 아니냐 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의 경제성장률 하락이 기조적인 성장세 둔화에 의한 것이라면 경제안정화정책인 통화정책이나 재정정책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그 대신 기술개발, 혁신, 규제완화, 한계기업 정리,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재정건전성 확보 등에 의한 경쟁력 제고와 생산성 향상이 긴요하다. 이러한 정책은 최근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스페인 등 유로지역 국가들에게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저출산, 고령화와 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러한 구조개혁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나감으로써 경제의 기초체력을 튼튼히 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