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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의향]한수정"관광인으로 바라본 수능일의 양면성"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며칠 전 마무리됐다. 1994년도부터 실시되고 있는 수능은 그 동안 적지 않은 입시제도 변화에 의해 사회적 파장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이로 인해 교육평가시스템이 더욱더 선진화한 방법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실제로 여러 차례나 입시제도가 크게 바뀌는 과정에서 학교는 물론 학생, 그리고 학부모에 이르기까지 커다란 혼란의 시기도 있었다. 그리고 매년 되풀이 되는 얘기이지만 수능의 난이도 조절 실패 및 관리 미흡에 따른 여러 문제점이 대두되면서 개선책도 매년 강구됐다. 그러나 교육개선 제도는 그 누구도 명확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복잡한 문제이며, 그 중심에는 항상 대학의 입시제도가 가로막고 있었다.

현재 수능제도에 소요되는 예산은, 직접적인 예산 외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까지 계산한다면 천문학적 비용이 발생한다고 한다. 물론 대학별 수준에 따라 점수별로 적절히 수학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투자라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구조가 아직은 학력 지향주의를 추구하다 보니 수능 당일만큼은 모든 것이 수험생에게 집중된다. 특히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이 있는 가정의 경우 온 가족이 수험생이 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그러나 그들에 의해 가려진 사람들의 비애도 한 번쯤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표현이 조금은 염세적일 수도 있지만, 이 모든 옳고 그름을 떠나서 수능 지원자뿐만 아니라 수능을 보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도 한 번쯤은 생각을 해야 하며, 또한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는 동기부여 식 가치관의 재정립 교육이 필요하다.

더욱이 많은 사람들이 수능일, 그날을 기원하고 성원하고 있을 때 무심코 던진 이런 표현들이 오히려 누군가에게는 사회적 소외감과 박탈감을 갖게 하는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실례로 마케팅 측면은 이날의 상황을 더욱더 우리 사회를 양분화 시킨다. 수험표를 가져온 수험자들에게만 음식점이며, 술집이며, 극장이며, 미용실이며, 쇼핑몰이며, 병원(특히 성형외과), 심지어 관광 상품까지 프로모션 하는 업종 및 업태가 해마다 늘어가고 있다. 그래서 해가 거듭될수록 이날의 상황을 활용한 상술은 또 다른 괴리감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물론 이러한 마케팅 전략이 잘못되었다는 얘기는 결코 아니다. 시기적으로 경쟁사회의 애환이 조금은 애달프게 느껴지는 날이었기에 표현한 것뿐이다.

이제 모든 수험생들과 사회에 첫발을 내디뎌야 하는 예비 사회인들에게 관광인의 한 사람으로 고한다. 돌이켜 생각해 보자. 과연 지금까지 자기 자신에 대한 생각을 차분하게 해 보았는가? 나는 누구일까?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우리는 자기 자신이 무엇인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에 의해 유명해진 문구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너 자신을 알라.” 이 말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자기 자신의 관계 본질을 이해하라는 뜻일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나를 만들어 온 세계의 역사를 알고, 우리가 만들어갈 세계의 역사를 진지하게 생각해 보라는 의미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대학입시와 상관없이 각자의 인생에 있어 누구나 다 주인공이다. 이제야 서막이 오르는 단계이다. 다른 길을 갈 수 있는 좀 더 넓은 시각이 더욱 더 중요한 시점이다.

무릇 관광은 ‘세상을 보는 작업’이라 했다. 또한 관광은 ‘자아실현 욕구를 채우고 싶을 때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라고도 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속에 새로운 사람들, 그리고 새로운 사회 문화를 접해보며 좀 더 넓은 세상에 도전하며, 혹은 좀 더 넓은 마인드를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는 지혜가 이 시대가 요구하는 예비 대학생과 예비 사회인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새로운 덕목이 아닌가 싶다.

오늘 이런 부분들을 진정으로 깊이 있게 생각지 못했기에 관광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냥 미안해하고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 다소 무거운 하루가 지나가고 있다. 그날의 그 시점, 또한 초심으로 돌아가 세상 보는 법을 나부터 다시 접근하고 배워야겠다. 조금 더 현명한 모습으로,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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