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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론]조성범"교육을 새롭게 디자인하자"

 

벌써 세밑이다. 2012년도 보름 남았다. 한 해의 교육활동을 성찰하고 새해를 준비해야 할 때다. 그간 경기교육은 ‘혁신’에 모든 것을 걸었다. 학교문화의 긍정적인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도교육청은 혁신교육의 지속성을 위해 시스템을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시스템이 구축되었다고 판단한 도교육청은 내년부터 혁신교육을 일반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이는 매우 반길 일이다. 경기도교육청의 혁신교육은 공교육의 대안적 모델로 학부모들의 검증을 받은 셈이다. 남은 과제는 교육주체들의 인식과 학교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교사 개인의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구조와 문화가 문제다. 그래서 학교문화를 바꾸자는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은 쉽지 않다. 일부는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 진통도 따를 수 있다. 그래서 일부의 저항도 필연적일 수 있다. 저항을 넘어설 수 있는 ‘흐름’을 형성하면 된다.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시행 과정에서 경험한 바 있지 않은가.

교육을 새롭게 디자인하기 위한 방향을 고민해 보자. 가장 먼저 염두에 둘 것은 학생의 학습복지를 실현하는 일이다. 친환경 무상급식은 보편적 교육복지의 담론을 정착시켰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습복지를 고민해야 한다. 보편적 교육복지가 차별 없이 모든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라면, 학습복지는 학습자의 조건을 고려하여 개인별 특성과 필요에 맞추어 ‘개인선택형 학습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학습소외를 근본적으로 줄여나갈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청, 학교, 지역의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추진체를 구성하고 범도민 운동으로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둘째, 명실상부한 ‘학교자치’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민주적 학교자치 공동체는 이미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민주적 자치공동체는 구성원의 창조적 에너지를 자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전제조건이다. 학교 관리자의 일방적인 주도로 이루어지는 혁신교육은 혁신에 대한 피로감만 커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교사를 비롯한 학교 구성원의 참여와 민주적 의사결정이 존중되는 혁신학교의 상을 정립하는 것이 혁신교육 성공의 중요한 관건임에 틀림없다. 혁신교육은 교육의 형식과 내용을 재편하는 실천운동으로 발전해야 한다. 실천과정을 통해 혁신교육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나가야 한다.

학생을 주체로 인정하자. 학생회와 동아리가 스스로 기획하고 추진하여 학교공감문화를 만들어가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학생을 주체로 인정하려면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나이주의(Ageism)를 넘어서야 한다. 학교구성원 모두가 성장과 보민주적 학교자치 실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가칭 ‘학교자치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셋째, 모두가 성장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학교를 디자인하자. 교사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하면서 배움과 성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학교 말이다. 교사의 성장을 돕는 교과연수년 연수를 정착시키고, 학교관리자의 민주적 리더십과 미래역량을 강화하는 지원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요즘 바야흐로 힐링의 시대다. 어느 때보다 교사에게도 힐링이 필요하다. 힐링은 성장의 촉진제다.

넷째, 교육과정을 혁신하는 일이다. 이미 도교육청은 창의지성교육 과정 개발에 착수해 철학교과서를 발간했고, 시민윤리 교과서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창의지성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실정이다. 창의지성교육과정이 학교 현장에서 제대로 실현되려면 교사들 스스로 창의지성교육과정을 구조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편성권을 일정 부분 교사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동시에 평가권도 교사에게 돌려주는 일이 필요하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지속성은 일반화를 통해 구현된다. 이미 혁신교육은 큰 흐름을 타고 있다. 대세라고 한다. 도교육청은 앞으로 3년간 혁신교육을 일반화하겠다고 한다. 일단 믿어보자. 폐쇄적 학교문화를 바꾸고 거버넌스를 활용하라는 충언을 드린다. 무늬만 혁신학교라는 학교현장의 불만이 여전하다. 그래서다. 학교문화를 바꾸는, 새로운 교육을 디자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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