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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기업의 성장보다 중요한 나눔문화

 

지난해 민·관의 협력기구인 수원시지역사회복지협의체 활동의 일환으로 홍콩연수를 다녀왔다. 홍콩의 사회복지제도와 정책을 벤치마킹하기 위해서다. 연수에서 가장 주목했던 부분은 홍콩 사회복지의 현재를 있게 한 주된 근간 중 하나인 기업의 기부문화에 대한 적극적 인식에 대한 것이었다. 정부가 50~60%의 재정을 지원하면 나머지 재정은 민간에서 확충되는 시스템으로, 대표적인 예가 2천 개가 넘는 기업이 참여하는 Caring Company와 Jockey Club의 기부 활동이다.

기부 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정과 이러한 기부가 기업의 또 다른 이익창출로 이어진다는 사고(思考)의 긍정성을 바탕으로, 이들 기업에 대한 무형의 홍보 효과,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이들의 자립이 결국 홍콩의 사회 안전망 확대 및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국민에게 얻은 이익을 국민에게 돌리겠다는 홍콩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의식과 이를 지지하며 동참하는 국민들의 의식은 홍콩 사회복지의 큰 힘이라 할 수 있다.

우리 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쌍용차와 현대차로 이어지는 희망버스는 멈출 줄을 모르고,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형마트는 주말에 휴업을 하라는 정부의 규제조치에 대해 평일 자율휴무제를 운영하는 등 힘겨루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것도 모자라 근로자에 대한 불법사찰을 버젓이 자행함은 물론 글로벌기업임을 자랑하는 대기업의 부회장은 사회적 배려자로 아이를 학교에 입학시켜 법테두리 안에서는 이상이 없었음을 확인시켜 주는 씁쓸한 인상을 각인시켜 주고 있다.

수원시는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지역의 대기업과 함께 여러 가지 복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장과 연탄 나누기 사업, 방과후 지역아동센터 아동에 대한 음악교실지원,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교복·백미지원 등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들이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기업의 나눔문화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지원을 함에 있어 지나치게 기업홍보에 치중한다는 평가가 있었고, 이것은 결국 생색내기식 지원임을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삼성전자 매출액이 200조를 넘고, 영업이익은 20조를 초과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가히 글로벌 기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에 걸맞은 기부활동에 대해서는 속 시원하게 나와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기업의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기업은 자구책을 강구하여 나눔문화 확산에 동참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 국민이 없는 기업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기업의 나눔문화 확산에 대한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콘텐츠 계발을 통한 꾸준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더불어 언론은 기업에 대한 나눔문화 활동을 적극 홍보하고,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물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나눔문화뿐만이 아니다. 고용에 대한 책임 또한 반드시 수반해야 하는 과제이다. 최근 한화그룹에서 비정규직 근로자를 대거 정규직화 하기로 하였다. 더욱이 정규직화 되는 사람들은 여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여성계에서는 조심스레 기대감을 비추고 있다. 고용과 함께 기업의 나눔문화에 대한 참여확대는 중요한 책임이자 의무인 것이다.

새 정부의 복지 예산은 4년간 130조원 이상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원마련을 위해 국민에 대한 세금뿐만 아니라 대기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재원을 마련하려 조세법을 개정하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지자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점차 늘어나는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홍콩의 Caring Company와 Jockey Club의 기부 활동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크다 하겠다.

며칠 후면 우리민족의 가장 큰 명절인 설이다. 이번 설에는 짧은 연휴와 경기불황으로 고향을 찾는 국민들의 수가 많지 않으며, 어려운 이웃을 찾는 손길 역시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이웃과 함께 하는 기업의 책임 있는 행동이 더욱 절실하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자부심으로 성장하는 품격 있는 기업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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