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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IN]장애우(長愛友)

 

 

지난주 설 명절을 앞두고 제주도에 다녀왔다. 지역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여성동지(?)들이 바쁜 짬을 내어 힐링의 시간을 갖기 위한 여행이었는데, 나는 친정부모님을 뵐 요량으로 앞장서서 나선 일정이었다. 우리 삼총사 일행은 친정부모님의 관심과 배려를 받으며 저지곶자왈도 걷고, 다랑쉬 오름도 오르고, 해수탕에도 다녀왔다.

일행 중 한 사람은 선천적으로 한쪽 눈에 장애가 있어서 항상 안대를 하고 다니는 친구이다. 그 친구는 준비하는 데 항상 시간을 지체했다. 외출 준비를 할 때에도, 목욕탕에 들어가서도, 화장실에 가서도… 아마 짐작하건대 안대를 갈아 끼우느라 시간이 지체된 듯했다.

그 친구가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싫은 것은 주민등록증을 분실하는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주민등록증을 갱신하기 위해 사진을 찍으려면 안대를 벗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평소에는 “눈에 다래끼 나셨나 봐요” 하면 “네” 하고 그냥 넘겨서 아무렇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그 친구의 마음에는 항상 불편함과 불안감을 안고 오십 평생을 살아온 것이다.

함께 3일 동안 생활하면서 한 번도 안대를 벗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목욕탕에서조차도….

경기도 등록 장애인 인구는 2011년 말 전국 등록 장애인인구 251만9천명의 20%인 50만5천명을 차지하며,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은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줄어들고 지원 예산 등의 증가로 등록 장애인의 수는 점점 더 증가 추세에 있다. <표1 참조>

경기도의 경우도 지역별, 시·군별, 도농 간에 따라 인구 대비 등록 장애인 비율이 경기 남부지역 21개 시·군은 평균 4.12%, 북부지역 10개 시·군은 4.55%로 나타났다. 시·군별 인구대비 등록 장애인의 경우 가장 많은 가평군의 경우 8.6%(5천102명), 가장 적은 과천시는 3.1%(2천234명)여서 편차가 2.7배를 상회한다. <표2 참조>

2013년도 장애인복지 관련 신규 사업으로 장애인 인권센터 설치, 장애인 일자리 직무 지도원 파견 사업 등이 있다. 지속적인 관심과 배려를 통해 이 사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시·군별 등록 장애인 비율이 큰 편차를 보이고 있어 지역 특성을 고려한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야 하겠다. 한정된 재원으로 가파른 장애인 복지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제도개선과 민간자원 활용 등을 통한 보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평생 안대로 눈을 가리고 마음도 몸도 불편함을 갖고 생활하는 친구를 위해 안대를 착용할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으로 우리 삼총사는 행복해졌다. 친구의 불편함을 대신해 줄 수는 없지만 그의 마음을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고 기다려 주는 것만으로도…. 이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함께 어울리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모두 행복해졌다.

3일 동안의 제주 힐링 여행은 우리에게 값진 시간이 되었다. 친구가 안대를 다시 갈아 끼울 시간을 기다리며 함께 더불어 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고 느껴졌다. 장애우(長愛友)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해야 하는 친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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