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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운실칼럼]행복 권하는 사회

 

현진건님의 ‘술 권하는 사회’ 대신 요즈음 시대의 화두는 ‘행복 권하는 사회’이다. 새 정부의 화두 또한 당선인의 공약부터 줄곧 ‘행복한 나라’를 향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발표자료들을 보면 안타깝게도 한국이 세계에서 자살률이나 불행지수 등이 매우 높은 국가인 것으로 드러나고 있으니 말이다.

우리나라 평균 자살률(인구 10만 명당)은 33.5%로 OECD 조사국 중 1위이다. 반면 유럽신경제재단(NEF)이 151개국 대상으로 조사한 행복지수(HPI) 결과에 따르면 세계 1위는 GDP 3만6천473달러의 핀란드, 2위는 GDP 4만163달러의 덴마크, 3위는 GDP 3만9천24달러의 스웨덴으로 나타난다. 북유럽 국가들의 경제력과 행복지수가 동행하는 위용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2만9천101달러의 GDP를 보이는 한국은 행복지수가 36위, 일본은 22위, 중국은 99위로 낮다. 그다지 행복하지 않은 아시아 대국들의 국민 군상이 그려진다.

여기에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이에 대하여 행복을 연구한 학자들은 돈과 물질이 인간의 행복에 대하여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일관되게 이야기한다. 행복사회 실현을 위해서는 경제적, 물질적 풍요 이외에 정신적 풍요,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가치관의 성숙 등 사회적 풍요가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육 및 평생교육이 인간의 정신적 풍요, 사회적 풍요를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는 전통적 믿음을 고려했을 때 행복과 평생교육 간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 행복지수는 학습력과 직결된다. OECD 자료에 따르면 국민들의 평생학습 참여율 수준과 행복지수 순위는 상당 부분 일치한다. 양자 간에 꽤나 의미 있는 정비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국민학습참여율 면에서 선진국인 국가들은 스웨덴(73.4%), 뉴질랜드(67.5%), 스위스(57.3%), 핀란드(55.0%), 노르웨이(54.6%), 영국(49.3%), 미국(49.0%), 독일(45.4%), 네덜란드(44.6%), 덴마크(44.5%) 등이다. 이들 국가는 경제적 수준인 GDP뿐 아니라 국민행복지수 역시 최상위권을 점하고 있다. 반면 최근 국가 재정 위기와 국가 부도 사태 등을 맞고 있는 남유럽의 스페인, 그리스,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은 10~15% 대의 낮은 학습참여율을 보인다.

세계적인 교육열을 자랑하는 교육강국인 한국은 행복국가를 구현할 수 있는 매우 강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한국은 OECD PISA 학업성취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성과를 보인다. 그러나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우리나라의 평생학습참여율은 2013년 현재 35.6%에 불과하다. 이는 OECD회원국 중 19위 수준이다. 평생교육 참여율로 보았을 때 우리나라는 평생교육 및 경제 분야 선진국과 글로벌 경제 위기로 고분 분투하는 남유럽 국가들의 경계선에 자리하고 있다.

GDP와 학습참여율과 행복지수가 비례하며, 이것이 ‘학습하는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더 행복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 향후 한국의 국민 학습참여율과 행복지수간의 향배를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평생교육계에서 ‘행복’은 단연 최고의 관심사다.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도 ‘행복학습지원단’을 설치하고, 본격적으로 행복학습 지원에 나서고 있다. 대국민 행복도 조사를 기획하고 있으며, 국민 행복사회 실현을 위한 평생교육 과제 발굴에 한창이다.

오늘 아침 펼쳐든 신문은 암울한 소식들로 가득하다. 감히 행복이라는 단어를 꺼내기 어려울 정도다. 그러나 평생학습에서 우리는 행복을 노래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평생교육을 통하여 인생 2막을 설계하는 아버지들, 문해교육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에 눈뜨는 어르신들, 누구누구의 엄마가 아닌 자신의 이름을 되찾기 위하여 평생학습으로 용기를 다지는 어머니들…. 아주 평범하지만, 눈물이 날만큼 아름다운 평생학습자들이 있기에 ‘행복한 나라’로 가는 길은 희망적이다. 새 정부 출범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배우고 때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를 이야기하며, 행복 권하는 사회, 행복 뉴스로 넘쳐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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