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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윤종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수

 

2014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1년도 채 남기지 않은 지난 3월, 한국 동계스포츠에는 기념비적인 성과가 있었다. 파일럿 원윤종(28·경기도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과 브레이크맨 전정린(24)으로 구성된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이 3월 7일(한국시간) 미국 레이크플래시드에서 열린 2013 아메리카컵 8차 대회 2인승 경기에서 1·2차 시기 합계 1분53초91의 기록으로 제이크 피터슨-다카라이 콘젤라(미국·1분54초24)와 코디 배스큐-마이클 매커티(미국·1분54초48) 등을 제치고 19개 팀 중 1위에 오른 것. 한국 봅슬레이가 국제 대회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날 같은 장소에서 열린 아메리카컵 9차 대회에서도 원윤종-전정린 조는 개최지 미국의 홈 텃세에도 불구, 향상된 기록을 보이며 1·2차 시기 합계 1분53초65로 우승을 차지하며 이틀 연속 ‘기적의 레이스’를 달렸다. 특히 이들의 성과는 다가올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첫 썰매종목 메달이라는 부푼 기대를 안기기에 충분했다. ‘한국판 쿨러닝’의 신화를 써낸 주인공, 현 봅슬레이 국가대표 파일럿인 원윤종을 만나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들어봤다.
 

 

 


소치·평창 정상을 위하여

“아직 선수로서 최종 목표를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한국 썰매 종목 사상 최초 올림픽 메달이라는 원대한 꿈을 갖고 죽을 만큼 노력하겠습니다.”

한국 봅슬레이 사상 첫 국제대회 금메달이자 2연속 우승의 신화를 써낸 원윤종은 다가올 2014 소치 동계올림픽과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메달 획득이라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특정 엘리트 종목 선수가 아닌 체육대학 입시생으로 성결대 체육교육학과에 입학한 원윤종은 어찌 보면 평범한 대학생이었다. 대학 졸업반에 다다를 2010년까지 여느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체육교사를 꿈꾸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그는 정말 우연한 계기로 봅슬레이를 접하게 됐다. 당시 원윤종의 신체조건을 눈여겨 본 학교 선배의 권유로 한국 봅슬레이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서게 된 것.

'태극마크'를 달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도전을 해보겠다는 호기심’과 ‘태극마크를 달 수도 있다는 막연한 기대감’에 이끌려 몇 개월간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했던 원윤종은 2010년 9월, 대표 선발전 남자일반부 1위의 기록으로 당당히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물론 지금도 많이 부족하지만 불과 3년 전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은 이렇다 할 경기장은 고사하고 썰매도 없는 ‘외인구단’이었다. 더욱이 ‘한국 썰매 종목의 개척자’ 강광배(40) 한국체대 교수가 처음 국제무대에 출전한 것이 1998년이니 역사는 불과 15년밖에 되지 않는다. 이후 이른바 ‘한국 봅슬레이 2세대’라 할 수 있는 현 대표팀도 별다른 대표 경력이나 출전 경력이 없어 경험 면에서 부족한 점도 많았다.
 

 

 


24살 늦은 나이 선수 생활···눈물겨운 노력

세계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갖춘 대표팀이 되기 위한 노력은 눈물겨웠다. 24살,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봅슬레이를 시작한 그는 썰매종목 선수에게 요구되는 힘과 가속력을 기르기 위해 체중을 2년 새 20㎏ 가까이 늘렸다. 182㎝, 82㎏의 늘씬한 체격이 현재 100㎏를 육박할 만큼 부쩍 커졌다.

그는 “체중 증가를 위해 한 끼에 밥 15공기를 먹기도 하고, 마냥 찌우는 것이 아닌 순발력 향상을 위해 근력 운동을 꾸준히 했다”며 “봅슬레이 하기 전에는 나름 ‘꽃미남(?)’ 소리도 들었는데 지금은 누가 봐도 운동선수로 본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같은 그의 부단한 노력은 결국 2년 새 한국 봅슬레이 대표팀 최고의 파일럿이 되는 밑바탕이 됐다. 성실한 자세로 목표를 위해 꾸준히 도전한 결과, 2011년 11월 아메리카컵에서 은메달 2개, 2012년 세계선수권대회 17위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한국 최초 동계올림픽 썰매 종목 메달 획득이라는 원대한 꿈을 가진 그의 소망은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실업팀의 창단이다. 우리나라는 명실 공히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국임에도 그야말로 동계올림픽 정식 종목인 썰매 종목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곳이다.

그나마 2010년 8월 강원 평창 알펜시아에 완공된 스타트 훈련장을 제외하고는 마땅히 기량을 쌓을 만한 곳이 없는 형편이다. 또 선수들이 안정된 생활 속에 훈련을 할 수 있는 실업팀이라곤 강원도청 직장운동경기부가 국내에서 유일하다.
 

 

 


현 국가대표 선수들 '생계 막막'

따라서 원윤종을 비롯한 현 봅슬레이 국가대표는 대표팀 합숙 기간 받는 일당 4만~5만원 수준의 훈련지원비를 제외하고는 일정한 수입원이 없는 상황이다. 결국 어쩔 수 없이 대부분의 선수들이 비시즌에는 일용직 노동이나 단순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자택 인근 헬스클럽에서 개인 훈련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윤종은 마지막으로 “이번 아메리카컵 우승으로 썰매종목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기쁘고 다행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다면 충분히 사람들의 인식과 여건이 개선될 거라고 믿는다”며 “내년 소치 동계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을 최우선으로 남은 하계 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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