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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과 사회]꿀벌의 고백

 

한여름이 시작되기도 전에 우리나라의 일부 지방의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는 날씨를 보였는데 이는 5월 중순 기온으로는 기상관측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한다.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로 접어들었다는 주장이 점점 더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사람들도 이제는 겨울옷을 벗어 던지면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을 만끽할 여유도 없이 당연히 여름이라는 변화 속에서 빠르게 적응해 가고 있는 것 같다. 봄이 오면 산과 들, 공원 등지에는 다양한 꽃이 핀다. 꽃이 피면 곤충이 날아든다. 얼마 지나지 않아 열매를 맺고 씨앗을 남기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 낸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 인간을 비롯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에게 생존을 위한 방편이 되기도 하고 서로에게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다음에 설명되는 곤충은 무엇일까? 예전에는 아주 흔하게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곤충인데 요즘은 잘 보이지 않는다. ‘몸길이 약 12mm이고 머리와 가슴의 나비가 같으며 혀가 길다. 턱수염은 1마디이고, 아랫수염은 4마디이다. 앞날개에 좁은 경실(徑室)과 3개의 주실(?室)이 있다. 다리는 굵고 앞다리와 가운뎃다리의 종아리마디에 1개씩의 며느리발톱이 있다. 뒷다리의 종아리마디에 꽃가루 수정장치가 있으며 제1발마디는 나비가 넓고 길다. 제6배마디에는 작은 돌기가 있다.’ 아주 쉽게 도움말을 드리면 ‘꽃이 수분을 하도록 도와주어 열매와 씨앗을 맺도록 하며 향기로운 꿀을 만들어 주는 역할은 하는 곤충’이다. 이때쯤이며 누구나 쉽게 답을 하실 것이다. 바로 ‘꿀벌’이다.

우린 꿀벌에 대해 “예전에는 참 흔했는데 요즘엔 통 볼 수가 없어”라고 말하면서도 쉽게 답을 내리지 못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서식지 파괴와 공기오염, 해충의 공격, 살충제 살포 등을 지적한다. 또한 휴대전화 등에 의한 전자파의 영향으로 기인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충매화는 꿀벌에 대한 의존도가 60~80% 정도라고 하고, 인간의 먹거리 중 3분의 1 이상이 꿀벌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 중심으로 발견되던 개체 감소현상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어 사람과 동물에게 필요한 식량수급의 문제를 넘어 생태계의 파국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아인슈타인은 지구에서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안에 멸종될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최근 몇 년 전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꿀벌이 집단으로 폐사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생물학자들은 지금 수준의 환경 파괴가 계속된다면 2030년경에는 현존하는 동식물의 2%가 절멸하거나 조기 절멸의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세기의 말에 이르면 절반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하지만 우리는 그 심각성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며 나와 우리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로 치부한다.

서양 사람들이 가족과 함께 하는 젠가(Jenga)라는 게임이 있다고 한다. 우리도 어렸을 때 자주 했던 놀이와 비슷한 것인데 직육면체의 나무토막들을 가지런히 쌓아 올린 후 하나씩 빼다가 무너지면 끝나는 게임이다. 우리 인간은 아직도 먹이사슬과 먹이그물로 매우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핵심종과 깃대종이라는 것을 기준으로 보호하자는 운동이 진행 중이나 문제는 어떤 종이 사라졌을 때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릴지 아직 아무도 규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와 우리가 기대고 있는 맑은 공기, 깨끗한 물, 비옥한 땅, 훌륭한 경관, 생물다양성을 비롯한 모든 자연자원은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닌 모든 이들의 소유라는 것이다. 이것에 균열이 생기면 공유재산의 비극이 발생하는 것이다.

5월 22일은 ‘세계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우리나라는 2014년 제12차 당사국 총회 개최국으로 선정되어 내년에 더욱 큰 행사가 개최될 예정이다. 중요한 것은 큰 행사를 개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거나 직간접적으로 큰 영향을 준 것들을 찾아내 근본적으로 차단하거나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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