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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팝스오케스트라, '팝과 퓨전의 만남'

학생단체관람권, 언제까지 이대로 둘 건가

행정기관에 소속된 지역 예술단의 공연에서 '학생단체관람권'은 오랜 관행처럼 익숙해져 있는 공연 관람문화의 현주소다.
단체 관람이 아니고서는 대형 객석을 채울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관람률이 저조하다'는 지방의회의 매타작을 피해가기 위해서는 '떠넘기기식 티켓 판매'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행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듯 하다.
지난 24일 도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경기도립팝스오케스트라의 제49회 정기연주회 또한 당연히(?) 학생관객이 약 70∼80%를 차지했다.(이날 공연은 올 하반기 들어 매표율이 저조하다는 지적을 의식한 탓인지 대공연장 1천6백석 가운데 1천3백여석이 채워진 채였다.)
'팝과 퓨전의 만남' 이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날 공연은 대중성 있는 악기인 '기타'와 아름답고 맑은 소리를 내는 악기 '오카리나' 연주자들과의 협연으로 펼쳐졌다. 또 가요, 영화음악, 뮤지컬 테마곡 등 여러 장르를 편곡해 팝적 요소를 강화했다.
그러나 1부 공연 내내 객석을 채운 청소년들의 웅성거림은 계속됐다. 곡 해설자로 나선 도립팝스 조성수 기획실장은 "조용해달라"는 주문까지 했을 정도다. 더욱이 1부에서 서원대 이병욱 교수의 기타연주에 호흡을 맞춘 무용가 이옥란씨의 현대무용이 펼쳐지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객석 학생석에서는 무대와 객석 모두를 무안하게 하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또 어려운 경제난 속에서 힘내라는 의미로 마련했다는 기획의도 대로, 편곡 연주된 트로트 풍의 음악들은 대부분의 관객이 청소년인 이번 공연이 또 한번 외면 받은 이유다. 결국 1부 공연이 끝나고 2부에서는 학생객석이 거의 빈 채로 공연이 진행됐다.
사실 팝송과 가요에 친숙해 있는 청소년들에게 클래식 공연감상 기회를 부여하는 것은 자의든 타의든 간에 교육적 효과가 있음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객석의 주인이 되고 있는 청소년들을 고려하지 않은 공연이라면 분명 문제가 있다.
하나의 공연관람문화가 돼버린 '학생단체관람권'을 단지 오랜 관행이라고 못박고 말 것인가, 아니면 이에 걸맞은 공연 레퍼토리를 만들 것인가는 공연문화계가 풀어가야 할 숙제다.
정수영 기자 jsy@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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