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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칼럼]性 고정관념 바꾸는 여성대통령 바란다

 

며칠 전 대기업인 모 그룹에서 여성재취업 프로그램을 위한 인턴 모집 결과, 150명 모집에 2천530명이 지원했단다. 오전에만 실시하려던 채용설명회를 오전 오후로 나눠야 할 정도로 주부들이 몰려들었다니 열기를 실감할 만하다. 이들은 평균 39세에 결혼과 육아로 평균 5년 3개월 이상 일을 떠나있었지만 사회생활 욕구마저 떠나버린 것은 아니었다.

우리사회 여성들의 사회활동 참여 욕구와 능력은 이미 남성 못지않거나 오히려 남성을 넘어서고 있다. 요즘 아들 둔 엄마들의 푸념 중 하나는 여자아이들 성적이 무서워서 남녀공학 보내기 싫다는 것이다. 작년부터 20대 여성의 사회진출은 남성을 앞질렀고 대학진학률은 남성을 추월한 지 4년째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30대를 지나면서 여성은 결혼과 육아로 경제활동에서 모조리 이탈하고 만다. 이 같은 심각한 경력단절 때문에 우리나라 남녀 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대다. 왜 유독 우리나라 여성의 경력단절이 심한 걸까?

여성의 사회의식과 능력 모두 선진국을 뛰어 넘을 정도로 성장했음에도 기업과 공공부문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 비율이 형편없는 것은 우리사회의 성 고정관념이 지독할 정도로 단단하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우리의 ‘성 고정관념’은 쉽게 깨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로 인해 여전히 맞벌이는 여성에게 2중3중의 고통을 가중시킬 뿐이고, 그 결과는 경력단절로 이어지고 있으며, 기업에서 여성의 성공은 소수의 남성적인 리더십을 가진 극소수 여성의 전유물이 되고 있다. 공공부문만 해도 수많은 여성 공무원들이 깨질 것 같지 않은 유리천장 밑에서 숨 막히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대한민국 여성들의 현주소다.

미국의 미래 여성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셰릴 샌드버그는 본인이 쓴 책 ‘린인(Lean in)’을 통해서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 필요한 3가지를 거론하는데, ‘가정 내 업무 분담’, ‘기업 내 근로정책’, ‘성 고정관념’의 변화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그녀는 ‘결국 가정과 기업을 바꾸기 위해서는 성 고정관념의 변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사실 지난 대선에서 많은 여성단체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했던 이유는 한국 최초로 여성이 대통령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사회적 인식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는 기대였다. 훌륭하고 모범이 되는 정치적 리더십은 국민을 바른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집권 초 보여주었던 불소통과 고집은 윤창중 인사와 같은 불상사만을 낳을 뿐이다. 양성평등 시대는 결코 저절로 열리지 않는다.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성 고정관념을 바꾸어 놓는 진정한 ‘여성’ 대통령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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