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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순 경기신용보증재단 이사장

 

“500m 거리인 재단까지 오는 데 1년이란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한 전통시장 상인이 던진 이 한 마디는 6년여를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몸담아온 전문순(51) 이사장에겐 충격적인 말이었다.

이 상인이 말한 1년은 공간적인 거리는 500m에 불과하지만, 힘든 생계와 혹시 자격조건이 까다롭거나 대상자가 될 수 없다는 고민 때문에 걸린 시간이다.

이 한 마디는 내부 직원들과 외부에서 고객들이 경기신보를 바라보는 시각의 차를 단적으로 보여준 예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전 이사장은 우리 스스로는 언제나 문을 열고 고객이 편히 오기를 기다렸다고 생각했지만, 고객에게는 보이지 않는 문턱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인지 경기신용보증재단 제11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서민경제 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란 중책을 맡게 된 전 이사장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다가서기 위한 노력과 경영안정화를 통한 내실화를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우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지원 확대에 중점을 둘 방침이다. 이는 가장 많은 보증을 적기에 원하는 곳에 원하는 만큼 지원한다는 경기신보의 설립 목적과도 합치된다.

이를 위해 도 경제여건과 경제정책에 맞는 맞춤형 보증공급을 실시하고 도 육성자금의 원스톱지원, 시·군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자금, 특례보증지원, 금융기관 협약보증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한다.

또 일자리 창출과 경제회생에 앞장서는 보증 실현을 위해 청년과 시니어 창업특례보증 지원을 확대하고, 일자리 창출기업을 우대하며, 사회적기업 육성을 통한 특례보증 지원을 강화한다. 여성기업에 대한 특별 우대와 지원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미래 기술가치 및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집중 지원, 신기술 벤처창업사업을 적극 지원할 뿐 아니라 콘텐츠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통해 선택과 집중을 통한 보증지원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고금리 사채를 이용하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저금리의 제도권 금융으로 전환시켜주는 사채일소운동을 지속 전개하고, 햇살론과 나들가게 특례보증 등 정부와 도 시책에 맞는 영세 소상공인 보증지원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특히 소상공인의 지원 확대를 위해 기존 원스톱 보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보증의 편의성을 높인 ‘현장 방문 보증제’를 시범 실시한다. 이는 경기신보 직원들이 직접 전통시장을 찾아 서류심사 및 보증서 발급까지 완료, 소상공인의 편의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역경매 방식의 금리 입찰제도 도입할 계획이다. 고객이 책정된 은행권의 금리를 선택하는 기존 방법과 달리, 고객이 경기신보가 만든 온라인 ‘대출중계 장터’에 조건과 보증서 등을 올리면 은행이 금리를 제시하고 고객이 이를 선택하는 방법이다.
 

 

 


보증 지원의 지속적인 확대를 위해 출연금을 늘리는 데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출연금 확대의 방점은 다각화로 시·군과 금융권 대상 기관을 늘리겠다는 게 그의 경영 구상이다.

현재 경기신보가 지원하는 모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은 각 시·군에 위치해 있고, 시·군 출연금은 조건을 완화해 해당 지자체의 정책방향에 따라 원하는 기업과 소상공인에 지원하게 된다고 전 이사장은 설명했다. 결국 시·군 출연금은 규모가 몇 배로 확대돼 다시 해당 시·군으로 환원된다는 것이다. 확대재생산의 선순환구조다.

또 금융기관과의 협약보증을 지속 실시해 금융기관 출연금을 확보하고, 정부출연 확대와 대기업 등의 출연을 모색하는 한편, 금융기관 의무출연비율 확대를 위한 지역신용보증재단법 시행령 개정에도 앞장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도내 9개 시중 금융기관의 1천250개 지점에 중소기업육성자금에 대한 안내장을 발송하고, 29개 은행본부를 찾아 정책자금에 대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전 이사장은 “현재 5천800여억원 수준의 기본재산을 2015년까지 7천억원 수준을 끌어 올려 재단이 자립적으로 지원하는 초석을 마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이사장은 상임감사에서 이사장으로 직책이 바뀌면서 가장 큰 차이로 시각과 책임의 영역을 꼽았다.

우선 조직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전 이사장은 2007년 1월 상임감사로 부임한 이후 6년여간 경기신보에 몸담아 오면서 누구보다 조직을 꿰뚫고 있다. 그동안은 철저히 자신의 업무에 충실한 ‘감사적 시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조직의 경영 전반을 판단, 결정해야할 책임을 맡게 됐다.

또 업무는 동일한 경기신보 업무를 하고 있지만 좀 더 폭넓은 상황에서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책임 부분 역시 조직 내 업무적인 영역뿐 아니라 대외적인 부분까지 대표하게 되면서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졌다.

특히 의사 결정과 조직의 문제점, 경기신보가 나아가야할 큰 틀,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모습에 대한 고민의 비중이 두텁게 됐다.

다행인 것은 전임 이사장들과 업무에 대해 많은 토론을 하고, 시각적인 차이에서 오는 큰 흐름의 방향도 같아 경기신보를 운영하는 큰 틀에서의 변화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 이사장은 “행동과 말 한 마디가 작게는 조직을, 크게는 도의 경제정책과 맞물린 결정으로 대외적으로 대표성을 띠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의 책임과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전 이사장이 조직의 내실화를 위해 꾀하는 것은 ‘기본이라는 간격에 충실하자’다. 책상과 벽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연필과 책 등 떨어지는 것들이 많아지듯 기본을 놓치는 순간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시스템 경영과 미래지향적 IT기반을 도입, 업무효율성을 높여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성과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직원들의 업무역량을 한층 끌어 올릴 계획이다.

또 사람 중심의 경영 실천을 통해 직원들의 역량강화와 신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인력과 시스템 개선을 통해 직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도 노력할 계획이다.

전 이사장은 “고객만족 CS, 내부직원 CS 만족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소통이 잘되는 조직, 따듯한 조직, 활력 있는 조직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30~40대를 은행과 국회 정책보좌관에 일해 온 그의 경영 솜씨가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자못 기대된다.

글│안경환 기자 jing@kgnews.co.kr

사진│노경신 기자 mono316@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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