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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농활의 부활을 꿈꾸다

 

요즘 대학생들은 학업은 물론, 봉사활동과 토익준비, 어학연수 등 다양한 스펙 쌓기 활동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그 중 봉사활동은 대학생들에게 특별하다. 취업과 연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취업 활동 시 남들과 차별화 되는 이력을 남길 수 있는 해외 봉사활동은 면접을 봐야 할 정도로 인기가 아주 높다. 그러나 국내 봉사활동은 말 그대로 ‘찬밥’ 신세다. 특히나 접근성이 떨어지는 농촌 봉사활동, 일명 ‘농활’은 그 명맥만 간신히 이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농촌계몽과 봉사활동이 주를 이루던 1970~1980년대에 대학생이라면 농활은 꼭 다녀와야 할 필수 코스였다. 그러나 지금, 그런 농활 행렬이 사라진 농촌은 활기를 잃은 지 오래됐다. 농활이 학점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혜택이 없는데다 농촌 일손 돕기에 시간을 보내기보다는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는 학생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농활은 대학생들이 단체로 농촌지역에서 부족한 일손을 거들면서 노동의 의미와 농촌의 실정을 이해하는 활동이다. 교과서를 통해서만 배우던 농촌의 삶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농활의 장점으로 어떤 것이 있을까?

첫째, 일손을 도우면서 농민들과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일을 하다보면 농촌생활의 어려움과 문제점에 대해서 공감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해 볼 수도 있다. 둘째, 노동의 가치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 요즘 학생들은 학원이나 과외 같은 아르바이트를 통해 비교적 고액의 수입을 얻는다. 아르바이트 경험 없이 졸업 후 바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학생들에게 농촌생활의 경험은 노동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된다. 셋째, 농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다양한 종류의 농산물과 간단한 농작물 재배법에 대해 그 분야의 전문가 ‘농업인’으로부터 직접 배울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도시농업에 활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농활의 장점은 다양하다. 농촌의 활력소인 농활을 부활시키기 위해 각 학과, 동아리, 대학생 연합회별로 농촌마을과 1촌을 맺고 지속적으로 교류하면 어떨까? 흙에 씨를 뿌리고 논밭과 하우스에서 농작물이 자라는 것을 보며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건 물론, 농촌의 애로사항을 듣고 아픔을 나누며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경험은 그 무엇보다 값질 것이다. 예전처럼 거창하게 대규모로 떠날 필요도 없다. 대학생끼리 삼삼오오 농촌을 방문해 1박 2일을 보내고 돌아와 거기서 보고 느낀 이야기, 먹을거리, 자랑거리, 고민거리 등을 저마다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는 것도 새로운 농활 모델이 될 수 있다. 수천 년의 역사를 돌아볼 때 인류는 한 순간도 농업을 하지 않았던 순간이 없다. 농업은 곧 인류의 생명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공기에 대한 고마움을 잘 모르는 것처럼 젊은이들은 아직 한 톨의 쌀알이라도 농업인의 땀과 정성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물론 농활을 경험한 젊은이들은 다를 것이다.

우리 농촌에 활기를 되살리기 위해 젊은이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이를 위해 정부 또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학생들이 지식위주의 학습이 아닌 체험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해 줄 사람도 필요하다. 농활의 경험은 젊은이들에게 취업만을 위한 스펙이 아니라 인생 자체를 풍부하게 하는 값진 스펙이기 때문이다. 농활의 부활을 통해 학생들은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농촌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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