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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예술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예술지원 정책은 예술가에 대한 직접 지원 방식이 통상적이었다. 그러다가 2005년의 예술강사 지원사업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성장해 온 문화예술교육 정책은 제도화를 통해 체계의 안정화를 점진적으로 이루어 내고, 양적으로도 수혜자를 큰 폭으로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공교육 내에서 확실하게 자리를 잡으려면 앞으로도 많은 노력과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공급자의 일방 주도 방식에서 벗어난 주체적이고 자발적인 움직임도 필요하고, 개인과 사회의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의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러한 시점에 예술과 관련된 정책이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예술이 지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좀 더 구체적이고 지속가능한 모델로 발전되어야 한다. 문화예술 정책이 지원과 교육의 영역에서 보다 확대되어 지역 주민들이 문화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증대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집중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지역민의 자발적 문화예술 참여활동에 대한 정책적 관심은 선진국들의 공통된 중요한 관심사이다. 이에 부응하는 유효한 방식이 지역 주민의 일상에서 문화예술의 가치를 발견하고 경험할 수 있는 커뮤니티 아트(Community Art)이다. 커뮤니티 아트는 문화민주주의 관점에서 예술 혹은 예술가를 매개로 하여 시민들이 자신의 언어를 직접 만들어가는 과정을 통해 공동체의 일원으로 재탄생하는 기획이자 실천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미국, 호주, 영국, 프랑스, 일본 등지에서는 다양한 공동체 기반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생산되고 있다. 영국에서는 보수정권이 집권한 1980년대 이후 사회통합을 위한 예술정책으로 커뮤니티 아트가 선택됐다. 최근에는 ‘모두를 위한 위대한 예술’이 영국 전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광주 북구 문화의 집, 공공미술추진위원회의 소외계층 환경개선을 위한 공공미술 프로그램, 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각 문화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동체 중심의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성남문화재단의 사랑방 문화클럽, 서울 마포의 성미산 마을극장과 같은 자생적인 공동체 중심의 문화예술활동 등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금 이 시대의 순수 예술은 자생력을 지니기도 어렵고 예술의 가치를 지켜내기 또한 힘든 상황이다. 문화 인프라가 취약한 각 지역의 예술계 상황은 더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커뮤니티 아트는 예술 내부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고 예술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해 주는 데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출현하는 새로운 예술운동은 지역 주민이 공동체의 주역으로 참여하여 구경꾼이 아닌 창작자로 자신의 작품을 확인하고, 정체성과 삶의 가치를 만끽하는 예술의 진정성을 발현하는 데 기본 취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지역 주민들의 참여, 지역사회의 통합, 연구 및 조사 활동을 통한 지식의 축적 과정을 핵심적 가치와 목표로 하는 커뮤니티 아트는 지역 사회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지역의 문제 해결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참여는 새로운 아이디어나 해결책들을 시도하게 하고, 질문하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며 이러한 관계성의 회복은 참여를 지속적으로 심화시킬 수 있는 제도적인 인프라를 구축하게 한다.

신뢰와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면서 그 안에서 지역 전문가들이 양성되고 지역 사회의 예술가, 시민단체, 공공기관, 시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게 되는 효과를 가져 온다. 구체적이고 실천력 있는 담론의 형성, 지역 사회의 삶과 이슈들, 지역 사회의 역사, 문화, 생활사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 확장,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지역 사회 공동 소유의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인식 등은 매우 의미 있는 기대효과라고 할 수 있다. 6월에 지방선거가 있다. 출마자들의 선거 공약에서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문화예술정책이 많이 발견되기를 새해 소망에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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