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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포커스] 우수한 인력공급 시스템으로 지역경제 살려야

 

잘 알려진 난센스 퀴즈 하나. 다음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오리는 있고 닭은 없다. 남성은 있고 여성은 없다. 신사는 있고 숙녀는 없다. 정자는 있고 난자는 없다 등등. 답은 지하철역이름. 답을 알고 보면 간단하다. 그러면 단순하지만 좀 더 어려울 듯한 퀴즈 하나 추가. 안성시에는 있는데 용인시에 없는 것은?

필자가 경기중소기업청장으로 와서 업무파악을 하며 놀란 것 중 하나가 이것이다. 2011년도 기준 인구가 18만이고 기업이 1만3천개인 안성시에는 공업단지가 21개 있으며 특성화고등학교가 2개 있는 데 반해 인구가 100만에 육박하고 기업이 3만8천개인 용인시에는 공업단지가 하나도 없고 특성화고등학교는 단 2개밖에 없다. 전국에 특성화고등학교의 총수가 475개이므로 시·군별 평균적으로 약 3개씩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더욱 놀랍다.

지방자치의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지방재정 확충을 통한 지방재정자립도 향상과 지역의 일자리, 특히 질 좋은 청년일자리를 얼마나 많이 만드는가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자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지방중소기업이라 할 수 있겠다. 지역 내에 좋은 중소기업들이 많이 들어서면 단기적으로는 세수가 늘고 질 좋은 일자리도 많이 생겨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좋은 기업 주변 상권도 활성화되고 지역 내의 경제 활력도 높아질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좋은 기업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도 지역 내에서 이러한 일자리에 적합한 요건을 구비한 인력들을 양성하여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아무리 우수한 중소기업들이라 해도 필요한 인력을 구하는 데 또 다른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또한 해당 시·군에서 필요한 전문인력이 타지에서 충분히 공급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당장 세수에 큰 문제가 없는 지방자치단체라도 우수한 인력공급 시스템이 미흡하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당 지역의 경제 활성화에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재정학분야에서 유명한 티뷰(C. Tiebout)라는 경제학자가 제안한 ‘발로 하는 투표(Voting by Feet)’라는 개념이 있다. 지역 내 주민들의 자유로운 이동이 완전히 보장되고 이동에 소요되는 비용이 무시될 정도라면 주민들은 각 지방의 주거환경과 산업여건, 세금제도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하여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현실에서는 기업이 생산거점을 이동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이 개념을 유추해 보면 장기적으로 기업들도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이동할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미 지자체 간의 좋은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곳도 많이 있다.

이러한 차에 용인지역에서 몇몇 뜻있는 기업인들이 자체적으로 소규모 공단을 조성하려 하고 있고, 지역 내 특성화고등학교를 설립하고자 하는 자발적인 움직임도 있는 듯하다. 당장 추진되어 성과를 내기는 어려울지 모르지만 지역사회를 살리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하는 작은 노력들이 성과를 거둔다면 해당 지자체는 장기적으로 활성화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해당 지자체의 주민과 많은 기업인들의 성원과 노력 역시 필요할 것이고, 경기지방중소기업청에서도 해당 지자체와 협력하여 이들 생산적인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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