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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궁금한 이야기 ‘토종’

 

토종이라고 하면 ‘건강에 좋은 우리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토종의 본래 의미를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토종이란, 어떤 지역에서 원래부터 존재하던 것을 말한다. 우리 기후와 풍토에 잘 적응된 것이며, 우리 민족의 얼과 선조의 숨결이 배어있는 값진 유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토종작물의 역사 및 특성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시골풍경’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런 소가 있는 마을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이처럼 소는 우리 민족에게 있어 하나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상징물이다. 농경 사회에서 논과 밭을 가는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과거 토종 한우 송아지는 주요한 재산증식 수단으로 인식되어온 것은 물론, 가축의 개념을 떠나 마치 하나의 가족처럼 자리 매김을 해왔다. 신라시대에는 소로 논을 가는 우경을 장려했고, 조선시대에는 아들을 낳으면 송아지를 사다 길러 그 아들이 혼기에 달하면 결혼비용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토종 무등산수박은 1230~1240년쯤 고려 때 원나라 앞잡이 노릇을 한 홍다구라는 사람이 몽고에서 종자를 가져와 개성지방에서 재배 하다가 무등산으로 옮겨 재배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수박은 광주지역의 유일한 진상품이었으며, 오늘날에도 진상품 못지않게 높은 몸값을 자랑한다. 왜냐하면 무등산 이외의 지역에서는 전혀 생산되지 않으며, 무등산 내에서도 경작조건이 맞는 곳을 찾기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인삼처럼 한 곳에서 3년 밖에 재배할 수 없고, 한 포기에 하나의 무등산수박 밖에 생산되지 않기 때문에 그만큼 귀하고 신비스러운 과실이 아닐 수 없다.

토종 개구리참외는 검푸른 바탕에 그려진 물결 모양의 줄무늬가 개구리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개구리참외라고도 부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참외는 속이 하얗지만 개구리참외는 속이 불그스름한 것이 특징이다. 개구리참외는 반을 가르면 일반 참외와는 다르게 참외 속이 쫙 벌어지면서 특유한 향을 풍긴다.

토종 강화순무는 조선 중엽까지만 해도 김치재료로 널리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강화군에서만 재배되기에 ‘강화무’라고도 불린다. 겉모양을 보아서는 잎이나 뿌리의 모양이 거의 무와 흡사하지만, 뿌리의 맛은 배추꼬리와 거의 비슷한 맛을 낸다. 특이한 점은 이 강화순무가 배추로 분류 된다는 것이다.

1970년도 미국의 육종학자 보로그(Norman Ernest Borlaug) 박사가 소노라 밀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는데, 그 밀이 우리나라 토종 앉은뱅이 밀이다. 일반 밀은 키가 크기 때문에 바람이 불면 잘 쓰러져 수확량이 적었다. 그러나 앉은뱅이 밀은 키가 작아 바람에 잘 견디기 때문에 수확량도 40%나 많다. 이로 인해 인도와 파키스탄 등 세계 식량난 해소에도 기여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서리태는 작물 생육 기간이 길어서 10월경에 서리를 맞은 뒤에 수확하여 ‘서리태’라고 불리게 되었다. 껍질은 검은색이지만 속이 파랗다고 하여 속청이라고도 부른다. 물에 불렸을 때 잘 무르고 당도가 높아 밥밑콩으로 인기가 좋다. 또한 노화방지에 도움을 주는 안토시아닌 함량이 높아 검은콩의 대명사로 불린다.

이처럼 한국의 기후 풍토에 잘 적응된 토종자원을 조사, 연구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한 토종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고 널리 인식시키는 데 많은 힘을 쏟는 것도 필요하다. 그것이 더 나아가서는, 우리 미래 후손들이 토종자원을 안전하고 편안하게 활용하기 위한 길이다.

아직까지 인류가 밝히지 못한 토종유전자원 활용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유전자원이 앞으로 토종유전자원을 활용한 산업발전을 위해 국가적 역량도 최대한 발휘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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