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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자다]여주 선거판이 진흙탕이라지만…

 

2010년 6·2 지방선거 때의 일이다. 돈다발 사건이 터진 여주시는 발칵 뒤집혔다. 현직 L군수가 지역구 L의원에게 2억원의 돈다발을 전달하려다 L의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체포됐던 것. 당시 공천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다. 결국 L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사법 처리돼 피선거권을 박탈당했다.

이 사건은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보도됐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정말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어요.” 지금도 이 얘기만 나오면 시민들은 말도 꺼내지 말라고 손사래를 친다.

4년이 지난 지금 여주시에서는 시민들의 눈을 의심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4년 전 당시 물의를 일으켰던 L 전 군수가 특정후보의 동선에 자주 목격되고 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분향소가 마련된 시민회관에서 특정후보 곁에서 함께 분향했다. 가족, 선거운동원을 대동하고 말이다.

이 뿐만 아니다. 요즘 기자에게는 L군수의 부적절한 행태를 제보하는 내용이 자주 걸려온다. 흥천면 잔칫집에선 특정후보를 직접 데리고 다니며 인사시킨 것을 비롯해 점동면에선 특정 후보를 위해 직접 선거운동을 한다는 것. 이런 모습이 자주 목격되고 있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한다.

이에 대해 L군수는 처음에는 “음해” “사실무근”이라고 펄쩍 뛰었다. 그러나 기자가 구체적인 사례를 적시하자, 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것이고, 특정후보의 읍·면 표밭갈이에 함께했다는 것은 우연이라고 해명했다. 예부터 오얏나무 밑에서는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특정후보, 선거캠프 관계자와 함께 분향하고, 여기엔 또 다른 전직 군수도 동행하지 않았는가. 그리고 마치 선거운동원처럼 특정후보를 소개하고 다니는 게 우연의 일치란 말인가?

L 전 군수는 지역의 어른으로서, 4년 전 선거 때 비리에 연루된 당사자로서 자중자애하길 바란다. 선거판인 만큼 정치인, 후보들과 철저하게 거리를 두고 마음속으로 여주의 발전을 바라는 것이 지역주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 아닌가. 한 주민은 “유권자를 우롱하지 않고서는 이럴 순 없다”고 한탄조로 말했다.

더 이상 시민들의 자존심을 덧나게 하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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