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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춘추]한국 스포츠의 지향점

 

우리나라 현대 스포츠의 기원은 축구의 경우 조선 말기인 1897년 영국함대 수병들의 경기로 첫선을 보였고, 야구는 1905년 미국 선교사인 질레트가 황성 YMCA 청년회 회원들에게 서양식 공놀이를 가르친 것이 시발점이었다. 만능 스포츠맨인 질레트는 2년 후 YMCA 회원들에게 농구를 전수했고, 1916년엔 복싱도 소개했다. 이후 국민들의 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종목도 다양해졌고, 일부 종목은 프로제도를 도입해 질적 양적인 발전을 가져왔으나 개선돼야 할 근본적인 문제점은 긴 세월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다.

운동을 직업으로 선택한 스포츠인들은 은퇴 후 코치나 감독, 심판, 학교체육 교사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러나 이것도 현역시절 특출한 선수만이 갈 수 있는 자리일 뿐 아니라 한정돼 있어 대부분의 선수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해 방황하기 일쑤다. 이런 장래의 불투명은 국가대표를 했다 해도 지도자의 길은 순탄치 않다. 일등만 알아주는 사회에서 뒤지는 선수는 오직 운동 하나만 했기에 사회에 진출하면 자신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

외국의 경우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에 선수로 활약하다 변호사나 영화배우, 공학도로 제2의 인생을 걷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외국은 학교에서 운동과 병행해 다양한 전공을 선택하게 하고 진로를 본인 의사에 맡기기 때문이다.

고교 선수시절 성적이 신통찮아 대학 진학을 못해 자신의 앞날에 대한 설계가 불확실한 데 따른 심리적 불안감이 도를 넘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선수시절 제2의 재능학습을 등한시하고, 결과로 앞뒤 생각 없이 무조건 일등만 추구한 결과의 산물이다. 우리나라도 이제 외국의 사례를 배우고 접목시켜 운동선수에게도 사회진출의 문을 다변화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사항은 부모의 권유나 자신의 취미로 시작한 스포츠가 전문 운동선수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각종 스포츠 집단의 특수성 때문에 시행착오와 혼란을 겪는다는 점이다. 초등학교를 거쳐 중·고교, 대학 진학으로 이어지지만 일등주의에 빠진 지도 체계에서 오는 피해는 심각하다. 상급학교의 성적 요구 조건에 성장 발전 가능한 학생에 대한 분석과 테스트 검증이 무시되고 오로지 입상 성적에 치우쳐 미래에 대한 장래성을 눈여겨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왔다. 우리는 국제대회에 출전한 선수들이 기본기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고 늘 탄식한다.

이것은 일등주의에 빠진 지도자들이 오직 성적에만 매달린 결과라고 늘 생각해왔다. 이제는 학교가 자라나는 세대에게 체육을 전담하는 제도에서 벗어나 일선 시·군이 클럽제를 운영해 지원을 해주는 방안을 적극 도입해 재능 있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길을 열어줘야 유망한 인재를 발굴하는 동시에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다고 본다.

클럽 운영의 원칙은 무엇보다 개방이 우선돼야 하며 세월이 겹칠수록 우수한 인재 양성과 더불어 지역별로 명문 스포츠 단체가 태어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된 체육교육이 새롭게 정착될 것으로 확신한다. 현 체제의 학교지원은 한계가 있어 학부모들의 재정적 부담이 너무 커 유망한 선수가 가정형편으로 중도에 포기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도 클럽제의 필요성 중 하나다. 처음부터 기획이 거창하면 실효성에 문제가 커지고 실적 위주와 보여주기식 전시 행정에 그칠 수 있다. 나무가 싹을 틔워 우람한 대목이 되듯이 어린이들에게 탄탄한 기본기를 익히도록 한다면 국가대표가 돼 우리도 세계무대에서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언젠가는 꼭 오리라고 장담한다.

기초가 튼튼한 체육교육과 스포츠 강국으로 우뚝 서려면 지금부터 새로운 변화와 초심부터 다잡아야 한다. 여기에 더해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과도한 성적으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로 자칫 정신질환을 앓을 우려가 있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학생들에겐 심리적 치료의 지원도 병행해 한 사람의 인생이 파멸로 빠져드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도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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