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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칼럼]도시와 농촌의 상생 로컬푸드

 

가을 겨울에 주로 먹는 제주 귤이 마트에서 별로 팔리지도 않았는데, 큼직한 캘리포니아산 오렌지와 칠레산 포도들이 앞 다투어 대형마트뿐 아니라 동네 과일가게에서 팔리고 있고, 값비싼 한우로는 채울 수 없는 육식 욕구를 풀어줄 호주와 미국산 소고기, 우리도 모르게 먹고 있는 중국산 식재료 등 이런것들이 어디서 누구의 손에 의해 생산되고 운송되어 왔는지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계는 셀 수 없이 많은 수입 먹거리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그런데 그 수입 먹거리들은 수백 수천㎞를 달려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데, 간혹 그것들은 음식이 아니라 박테리아나 세균 덩어리 또는 세균이나 곰팡이의 번식을 막기 위한 고농도의 농약에 오염되어 있기도 하다. 또한 장거리 운송으로 인한 갖가지 문제점도 야기시킨다.

이렇게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은 반경 50㎞ 이내에서 생산된 지역 농산물을 로컬푸드라 호칭한다. 장거리 운송과 다단계 유통을 거치지 않고 신선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곳이 로컬푸드 매장이다.

로컬푸드는 유통이 극히 단순해진다. 농민이 수확한 농산물을 가까운 로컬푸드 매장에 갖다 놓으면 그걸로 끝이다.

소비자는 신선한 농산물을 20% 이상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데다 생산자 이름과 재배날짜가 표시되어 있어 국적 불명의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감도 사라진다.

또한 로컬푸드는 지역기후 환경에 기반을 두고 생산하기 때문에 그 지역에 특화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로컬푸드를 장려하면 지역 농민들을 살릴 수 있으며, 지역경제도 살아나게 된다.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중간상이 필요 없기 때문에 생산자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도는 높아지고, 생산자는 더욱 안전하고 좋은 먹거리 재배를 위해 힘쓰게 될 뿐 아니라 환경을 살리는 데도 큰 역할을 하게 된다.

로컬푸드 운동이 활반한 일본 등 몇몇 나라와는 달리 국내 분위기는 무르익지 않았다. 생산농가와 소비자의 인식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데다 물량 공급은 부족하고, 유통 인프라도 발달하지 못한 상황이 로컬푸드 활성화에 걸림돌이다.

이에 따라 유통 대기업이 잘 구축해 놓은 물류 인프라를 로컬푸드에 활용하는 방안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존 농산물의 유통비용은 그 복잡한 단계 탓에 소비자 가격의 45%에 달한다. 농협은 농산물 산지와 가까운 도시나 군·면 소재지를 줌심으로 로컬푸드 매장을 점차 늘려 2016년에는 현재의 2배인 100곳 이상을 확보할 예정이고, 하나로마트에 공간을 만들어 ‘가게 안 가게’로 입점시키는 형태도 늘릴 예정이다.

로컬푸드는 거의 대부분이 친환경 농산물이기 때문에 모양도 볼품없고, 크기도 일정치 않으며, 벌레 먹은 잎사귀가 듬성등성 보이는 등 눈으로 보기에는 썩 좋아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벌레와 나누어 먹은 볼품없는 배추 한 잎, 토마토 한 알이 농약에 찌든 외국 농산물보다 훨씬 안전한 환경을 지키는 파수꾼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오히려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소비자가 안전한 먹거리로 신뢰하고 먹을 수 있는 믿음을 유지할 수 있다면, 로컬푸드의 성공은 도시와 농촌의 상생 프로그램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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