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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민선 6기, 우리 가슴에 있는 정치를 펼치자

 

좋아하는 ‘드라마’의 기호가 그 사람의 나이를 가늠하는 척도 중 하나라는데 어느 때부턴가 사극(史劇)이 재밌다.

그것도, 중요한 약속마저 피해잡을 정도로 빠져드는 정도가 스스로 생각해도 심각할 수준이 되어가는 것을 보니 어느샌가 나이를 먹은 거라는 주변의 평에 싫지만 최소한의 동의 정도는 해야하겠다.

하긴 주말을 호령했던 ‘정도전’에 이어 최근엔 ‘정치마저 삼키려든 종교’인 ‘좌도(左道)’와 나라의 명운을 건 한판승부를 그린 ‘야경꾼일지’와 ‘동의보감’ 등 전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이재운 선생의 역작 ‘사도세자’를 원본으로 한 ‘비밀의 문’이 맞붙은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무엇을 먼저 봐야 하나 하는 고민의 시간이 적잖이 계속되기도 했다.

사극에는 참 많은 주제들이 연이어 등장하지만 그중 첫손에 오는 것은 ‘개국’이나 ‘왕위 승계’ 등 권력을 다룬 것들이고, 여자, 환관, 종교, 당쟁 등등이 뒤를 잇는다.

때가 때라서 그런가. 하필 민선 6기 출범을 전후해 TV 드라마는 물론이거니와 극장가의 스크린에도 열풍이라고 부를 만큼 많은 사극이 걸렸다.

영화 ‘명량’이 그랬고, ‘해적’에 ‘군도’도 역시 그랬다.

앞서 거론한 사극들은 오히려 더 노골적으로 ‘백성을 하늘처럼 받드는 군주’와 ‘그 군주의 백성으로 단 하루만이라도 살았으면 하는 기대’를 풀어 놓았다.

그래서인지 권력의 올바른 쓰임을 얘기하고, 여자와 환관, 종교, 탐관오리들의 세치 혀를 가장 멀리 하라고 호령한다. 백번을 뒤집어도 맞는 말이다.

지금 중앙과 지방을 가리지 않고 가장 많이 시중에 떠도는 얘기도 바로 ‘사람’과 ‘안전’이다. ‘희망’, ‘행복’, ‘소통’ 등의 단어들은 ‘국민주권’의 명확한 확립과 함께 직접적인 생활과 현실에 뒷전으로 밀린 지 오래다. 그런데도 아직 도처에서 많은 우려들이 맴돈다.

‘십상시’와 ‘장희빈’, ‘신돈’과 ‘좌도’, ‘노론’과 ‘소론’ 등이 형태와 이름을 바꾼채 백주대낮에 버젓이 활개를 치는 통에 삶이 더 팍팍해졌다는 아우성도 여전하다.

그들만의 ‘호가호위’(狐假虎威)를 위해 눈과 귀를 가리고, 면담과 접근이 공공연히 차단된다. 또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이 ‘카더라’란 이름을 달고 곳곳을 점령한다.

그리고 어김없이 무언가 사건이 터지고, 늘상의 모습처럼 무감각한 3자의 시선으로 참혹을 묵시하는 일이 반복된다.

먼곳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방자치 부활 이후 20년간 우리 곁에서 벌어진 끔찍한 ‘지방정치’의 적나라한 모습이 바로 그것이다.

민선 6기 100일을 지난 지금, 4년전처럼 아니 8년전, 더 오래전 어느 그날들처럼 스물스물 되살아난 ‘백성의 주적(主敵)’이 시나브로 또 주인행세를 해대는 모습들이 적잖이 목격된다.

반드시 우리가 기억해야 할 그들의 첫말은 바로 “시장님의 뜻은”, “영감님의 생각은”으로 시작돼 뱀처럼 우리를 휘감는다. 게다가 매주 일요일 오후가 지나면 ‘교회’나 ‘절’ 등에서 시장님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는 그 사람의 말 한마디가 ‘시장 지시사항’인냥 전파되고, 일부에선 왜곡된 그와의 만남을 쫓다가 아까운 시간과 노력만 날리는 헛수고 ‘질’도 벌어진다.

하물며 반대편에 섰던 사람은 언제 그랬냐는듯 ‘충성파’의 옷을 갈아입고 ‘구국의 파랑새’로 돌변해 자리지키기에 여념이 없다.

특히 ‘인사철’ 공직은 인사권자를 바지저고리로 만든 채, ‘시장은 짧고 국장은 길다’는 그들만의 불문율을 어김없이 반복한다. 또 ‘가구교체’에서부터 사무용품, 화분화환 등까지 그들의 독점이 이어지고 각종 비용 마련을 위한 ‘카드깡’도 주체만 바뀌었을 뿐 여전하다.

한술 더떠 수백억, 수천억원대의 ‘음식물쓰레기처리사업’과 각종 도시개발사업과 하도급 선정 등 그들의 욕심은 끝이 없이 진화한다.

중요한 것은 거기까지다. ‘호가호위’에는 응징이 따르고, 안개가 걷히면 본연의 실체는 반드시 드러난다. 그리고 우리에겐 마지막 보루인 백성의 현명함이 있다. 단지 속지 않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 주어야 한다. 우리 가슴에 있는 ‘정치’를 위해 두눈 크게 뜨고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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