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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째 이야기 하고 싶은 사람 대변”

 

‘이야기 좋아하는 민족’ 힘입어 전 시즌 매진

“‘좌우’ 편향되지 않고 상식적인 이야기 해야”

돌연 방송 하차… ‘정권의 외압’ 아닌 내 선택

남겨진 ‘세월호 유족들’ 위해 슬픔 동참해야

‘토크콘서트’ 200회 김제동

마이크를 잡아야 그림이 완성되는 사람들이 있다.

방송인 김제동(40)도 마찬가지다.

김제동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열린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 기자간담회에서 사진 기자들에게 포즈를 취하는 동안 스스로 어색함을 견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나서야 평소 우리에게 익숙한 편안한 표정을 되찾았다.

2009년 시작한 ‘김제동 토크콘서트 노브레이크’는 올해로 여섯번째 시즌을 맞았다. 그동안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김제동의 입담에 빠져들었다. 토크콘서트는 이번 시즌 중간에 200회를 맞는다.

올해 서울 지역의 콘서트 표는 이미 매진됐다. 김제동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연 데 대해 “200회를 맞아서 함께 한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어서 기자 여러분을 이용한 것”이라면서 웃음을 보였다.

그는 시즌마다 매진되는 데 대해 “제 진행 능력도 있긴 하겠지만 (웃음) 예부터 이야기를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힘이 발현된 것 같다”면서 “마이크의 존재 이유는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말했다.

김제동은 이어 “사회자는 무당의 역할”이라면서 “사회자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도 있지만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대변하는 역할도 있다”고 강조했다.

김제동은 평소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의견 표출을 꺼리지 않는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개인의 이야기와 사회의 이야기를 따로 떼어놓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좌우나 보수진보에 편향되지 않고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기계적 중립에 서지는 않을 것이고요.”

김제동은 “요즘 여러 가지 일들을 보면 힘 가진 사람들이 힘없는 사람들에 대해 기본적인 예의가 없다”면서 “자기 앞에서 무릎을 꿇고 우는 사람에게 다가가 일으켜주는 것은 배움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하는 일”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제동은 과거 정권의 외압으로 방송에서 줄줄이 하차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데 대해서도 본인의 생각을 밝혔다.

“어느 날 방송을 하기 싫어졌어요. 그때 마침 다른 사람들도 동의해서 안 하게 됐습니다. (타의로) 방송을 못 하게 된 것이 아니냐고 일부에서는 말했는데 타의에 의해서 인생이 결정될 만큼 제가 어린 나이는 아닙니다.”

지난달 진도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던 김제동은 그 이야기도 언급했다.

”세월호가 사라졌고 아이들이 사라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사라진 사람들을 이야기하고 기억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합니다. 저도 사라진 사람들을 이야기한다고 그들이 살아 돌아올까, 하는 생각을 가끔 밤에 합니다.”

그는 이어 “사라진 사람들을 기억하고 되새기고, 그 사람들을 아직 보낼 준비가 안 된 사람들의 슬픔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말할 생각은 없지만 저는 그렇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이야기를 하던 중에도 “팽목항에 내려갔을 때 두세 살 어린 (희생자) 어머니를 만난 적이 있다. 그분이 제게 ‘오빠는 우리한테 정말로 고운 사람이니 건강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정말 고마웠다”는 이야기를 꺼내면서 울먹이기도 했다.

김제동은 현실 정치에 참여할 가능성을 묻자 “제가 이렇게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하는 것도 고도의 정치 행위에 가깝다”면서도 “(현실) 정치는 현재로서는 전혀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올해 우리 나이로 41세인 김제동은 “요새 에스프레소를 마신다. 이제 마이크를 내려놓고 한 사람에게 조곤조곤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며 연애에 대한 갈망을 보여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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