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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볼로냐 시’는 유럽 협동조합의 수도로 유명하다. 이곳에서는 농산물과 기업 제품,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역 상품들이 협동조합의 손길이 닿는다.

개별 조합뿐 아니라 조합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한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 형태가 발달한 덕택이다.

볼로냐 시는 변변한 대기업도 없이 유럽에서도 손꼽힐 만큼 윤택한 경제활동을 자랑한다.

생산에서 유통, 소비까지 모든 경제활동을 지역 내에서 순환시키는 협동조합이 있어 가능한 이야기다.

국내에서도 첫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이 출범해 주목된다.

광주시 송정동에 위치한 ‘행복한협동조합’(이사장 홍청표)은 지역 내 다양한 생산자와 유통, 소비자를 묶어 지역 공동체 기반을 꿈꾸는 다중이해관계자 협동조합이다.

농촌과 도시가 혼재된 도농복합도시 광주에서 새롭게 협동조합 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행복한협동조합을 소개한다.



◆ 출범 1년 반 만에 조합원 규모 20배 성장

행복한협동조합은 지난해 6월 20여명의 조합원이 모여 창립했다. 조합의 주요 사업은 직거래 공동구매 사업, 지역사회 기여사업, 공익적 수익사업 등 크게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지역 생산자와 유통업자, 소비자 연계를 통한 직거래 공동구매 사업은 조합의 대표 사업으로 꼽힌다.

직거래 공동구매 사업은 여러 구매자가 뭉쳐 제조사와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줄일 수 있는 규모의 경제를 이용한 기법으로 원가 절감과 상대적 높은 이윤 확보가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행복한협동조합은 조합 구조를 ‘생산·제조 조합원’, ‘서비스업 조합원’, ‘소비자 조합원’ 등으로 생산과 소비 단계에 따라 세분화시켰다.

그 결과, 행복한협동조합은 창립 1년 반만인 올 11월 조합원 규모가 380여 곳으로 불어났다.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경제 순환 구조를 탄생시킨 것이다.

생산·제조 조합원에는 지역에서 재배되는 친환경 감자, 오이, 당근 등 각종 농산물을 비롯해 쌀국수, 막걸리, 생활용품, 자동차용품 등을 생산하거나 판매하는 지역 소상공인 20곳이 소속됐다.

이를 소비하고 구매하는 소비자 조합원은 350여 곳에 달한다.

독특한 점은 서비스업 조합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다양한 지역병원을 비롯해 세무·회계 및 법무사무소, 공인중개사무소, 식당 등 10여곳이 등록돼 조합원들이 누릴 수 있는 지역적 혜택의 폭이 크게 확대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다.



◆ 건전한 생산과 소비 순환 이끄는 ‘윈-윈’(Win-Win) 전략 ‘通’(통)했다

행복한협동조합이 가진 매력은 지역 내 생산자와 소비자를 매칭, 서로가 추구하는 ‘니즈’(Needs)를 모두 충족시키는 것 뿐 아니라 이웃공동체와 지역경제 순환을 활성화하는 장치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복한협동조합 조합원으로 등록되면 제휴카드가 발급되며 이를 통해 조합에 속한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친환경농산물과 식품, 생필품 등은 대형매장 기준으로 평균 20~30% 할인된 가격에 구매가 가능하며 지역 병원, 식당 등 서비스 조합 이용시에도 10~20%가량 인하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생산·제조 조합원과 서비스 조합원은 소비자 조합 등과 연계돼 직거래 및 사전계약 재배 등을 통한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이 가능하며 공동구매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활용해 원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행복한협동조합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범한 만큼 조합원이 되는 조건도 까다롭지 않다.

소비자 조합원은 1만원 상당의 1좌를 납부하면 평생 회원으로 등록될 수 있다.

다만 생산 및 제조업체는 200좌 이상을 납부해야 조합원으로 등록이 가능하며 매출, 원가, 영업이익 등에 따라 일정 비율의 이용수수료를 내야 한다.

서비스 조합원은 100좌 이상 출좌를 해야 한다.

 

 

 



<인터뷰>



“광주에는 뛰어난 농산물과 중소기업 제품들이 많아요. 이들과 소비자를 조합원으로 묶어 힘을 합치면 모두가 행복한 광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홍청표(47) 행복한협동조합 이사장은 조합의 비전을 이같이 밝히고 “소비자는 질 좋은 상품을 제공받고 생산자와 판매자는 직거래 공동구매로 안정적인 매출이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조합의 청사진”이라고 전했다.



다음은 홍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조합의 가장 큰 경쟁력은.

광주시는 도농복합지역으로 친환경 먹거리부터 공산품 등 생활필수품까지 가까운 거리에서 손쉽게 구입 및 판매가 가능하다. 또 수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등 제조 공장도 4천여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같은 지역적 인프라를 행복한협동조합이 가진 네트워크 기반으로 연결하고 활용해 지역 생산자와 소비자가 모두 상생할 수 있는 프레임 설정이 가능하다. 또 이같은 지역특성을 살리는 직거래 공동구매 사업은 조합만의 가진 큰 매력이다.



-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조합원 확대에 주력할 것이다. 아직 홍보 등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벌써 380여명에 달하는 시민들과 기업들이 가입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조합원이 늘어나면 그만큼 지역공동체 기반이 확립돼 더 큰 공동생산과 구매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지역 내 경제 활성화가 한층 탄력을 받을 것이다.

조합 출범 3년 차를 맞는 내년 1만명으로 조합원 규모를 늘리고 2016년에는 2만명의 조합원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 사회적 기여활동도 벌이는가.

올해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고, 내년 사회적협동조합 신청을 준비중이다.

행복한행동조합은 사업 부문에 사회적 활동에 대한 영역을 두고 있다. 이에 불우이웃돕기 바자회를 실시하고 취약계층 등을 위한 봉사와 기부 활동도 정기적으로 벌이고 있다. 조합에서 나온 수익 일부도 장애우 편의 시설 보강 및 교육 등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홍성민기자 hsm@

/사진=이재명기자 ljm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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