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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인천시 공무원 성과 부풀리기, 예산 낭비 여전

 

공직사회의 오래된 병폐중 하나는 복지부동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자리만 지켜도 정년이 보장돼 생겨난 말이다. 이젠 복지부동이 옛말이 됐다. 요즘 공무원들은 성과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침소봉대(針小棒大)다.

인천시는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추진해온 교육비 지원사업을 마치 시(市)가 적극 추진하는 것처럼 포장해 자료를 냈다. 시가 발표한 자료 제목은 〈초·중·고·저소득층 학생 교육비 지원에 만전〉이다.

이 사업은 교육부와 보건복지부가 사업비 전액을 지원하기 때문에 관련 인천시 예산은 0원이다. 시는 단지 교육비 지원 신청자들의 신청접수만 받는다. 이를 위해 시는 임시인력 105명을 뽑아 각 구 동 주민센터에 배정했다.

이들은 신청자를 대상으로 서식작성 방법과 유의사항 안내 등의 업무 지원을 담당한다. 한 달 임시직으로 일인당 150만원을 받게 된다. 교육비 지원 사업 신청기간은 3월2일부터 13일까지로 토·일요일을 제외하면 이들이 일하는 기간은 10일이다. 또 방문접수와 온라인 접수가 모두 가능하다. 이들 업무는 단순하다. 기존 인력을 활용해도 충분해 보인다. 그런데도 시는 1억5천600만원을 인건비로 책정해 임시인력 105명을 뽑았다. 전형적인 예산낭비다.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 시는 전국 최초로 맞춤형 주거지원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시범사업 설계용역만이 확정됐을 뿐 변변한 사업계획조차 없다. 3월 말까지 사업 대상지를 구로부터 신청 받고 4월 시범사업 대상지를 선정한다. 시는 올해 시범사업 설계용역을 실시하고 2016년부터 임대주택 건립과 마을환경 정비를 추진해 2017년 임대주택 입주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실시되는 것은 시범사업 설계용역 뿐인데 2016년 임대주택 건립, 2017년 입주 가능까지 자료에 포함했다. 만성 재정난에 허덕이는 시가 임대주택 매입 등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데 사업을 거의 기정사실 하다시피 했다. 장밋빛 추진 계획만 나열해 놓고 거창하게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까지 붙였다. 묘목 한 그루 심겠다고 하면서 숲이 생길 것이라고 우기는 꼴이다.

그런데 다음날 같은 과 다른 팀에서 이 사업 계획 중 일부만을 뽑아 또다시 자료를 냈다. 이번에는 맞춤형 폐·공가 관리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자신들 업무 영역인데 전날 다른 팀에서 자료를 내자 배가 아팠던 모양이다.

또 인천시는 버스 노선변경 신청과 관련해 절차를 무시하고 민원인의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감사원 지적을 받았다. 시는 2013년 9월 모 운수업체로부터 광역버스 노선변경 인가 신청을 받은 뒤 이를 민원사무처리기록부에 기록하지 않았고, 업체측에 추후 처리과정에 대해 안내도 하지 않았다. 또 민원 처리기한인 접수 후 30일을 넘기면서도 진행상황이나 연기사실을 알리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 무사안일과 업무 태만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다만 인천시 공직사회 전부가 성과 부풀리기와 무사안일주의에 빠져 있다고 매도돼선 안된다. 시 위생안전과는 2013년부터 동네 이발소 활성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이들은 예산 지원을 한 푼도 못 받았지만 순수 시민단체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로 동네 이발소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시는 올해 이 사업에 예산을 배정했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배정된 예산은 고작 1천만원이다. 단순업무 지원 인건비는 일인당 150만원씩 책정해 1억원이상 배정한 것을 감안하면 머리가 갸우뚱 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유정복 시장은 취임사를 통해 공직사회 혁신을 외쳤다. 인천을 창조도시로 특화 발전시키고 대한민국 발전의 전초 기지로 만들겠다고 했다. 유 시장은 취임 직후 불필요한 각종 예산 삭감에 공을 들였다.

그러나 여전히 불필요한 예산 집행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성과 부풀리기, 무사안일주의도 그대로다. 정작 필요한 부서 예산은 박하게 책정되고 있다. 유 시장 취임 8개월째다. 공직자들의 업무 자세와 태도는 물론 예산 집행 내역까지 다시 한번 꼼꼼히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들이 선행돼야 인천시가 유 시장이 강조하는 창조도시와 대한민국 전초기지로 거듭날 수 있다. 무심코 간과하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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