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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광복 70주년, 우리가 가져야 할 생각

 

금년은 광복 70주년 되는 해이다. 1945년 광복은 단순히 일제 식민지 지배로부터의 해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1876년 개항하면서 한국 사회가 세계 제국주의 체제에 편입되었고, 그 결과 일제 식민지가 되었다. 따라서 광복은 일제식민지로부터의 해방과 동시에 제국주의 체제로부터 벗어난 것도 의미한다.

19세기 이후 전 세계는 제국주의와 식민지로 크게 양분되어 있었다. 제국주의의 중심은 유럽이었고,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대륙 대부분의 국가는 식민지였다. 북아메리카 대륙의 미국이 1776년, 호주가 1901년 식민지부터 벗어났으니, 18세기 이전 시기까지 포함하면 세계사는 유럽 제국주의가 나머지 대륙을 식민지로 지배한 역사라 할 수 있다. 유럽 이외의 대륙에서 식민지가 되지 않는 나라는 극소수이다. 탁월한 외교력을 발휘하여 독립을 유지한 태국, 그리고 일본을 포함한 몇몇 나라 정도였다. 이 시기 세계사 지도를 보면 유럽을 제외한 대부분 나라가 식민지였기에, 우리 민족만이 특별히 부족해서 식민지가 된 것은 아닌 것 같아 약간은 위안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를 식민지로 지배한 나라가 같은 동아시아 국가이고 우리보다 불과 24년 앞서 개항한 일본이라는 점에 이르면 생각이 달라진다. 24년 차이가 왜 그같은 결과를 가져왔는가. 지정학적 위치와 국제 정세가 조선에 불리하다는 외부적인 요인과 더불어 우리 내부에도 심각한 원인이 있었다. 제국주의 침략을 규탄만 하고 그 원인을 외부에만 돌리면 위안은 되겠지만 그것은 역사를 바라보는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우리의 내부 원인은 무엇이었는가. 개항하면서 조선사회가 만난 세계가 이전과 전혀 다른 세계라는 인식을 하지 못한 점이 가장 큰 이유이다. 19세기 우리가 만난 자본주의 세계는 ‘문명과 야만’ 두 가지 얼굴을 동시에 하고 있는 야누스적 존재이다. 그런데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각자 자신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았다. 개화파의 눈에는 새로운 세상의 ‘문명’만이, 위정척사파의 눈에는 새로운 세상의 ‘야만’만이 보였던 것이다. 동학 세력 또한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였다. 이들은 서로 협력하기보다는 적대시하고 싸웠으며, 정부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새로운 세계는 우리에게 ‘문명’이 아닌 ‘야만’의 모습으로 다가왔고 결국 식민지라는 치욕을 맞이한 것이다.

1945년 광복과 동시에 많은 변화를 겪었다.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발전하였고, 그 과정에서 독재체제를 경험하였고, 지금 양극화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분단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하였으나 그 기쁨은 잠시이고 38선으로 분단되는 아픔이 시작되었다. 제국주의 체제가 종식되면서 시작된 냉전체제의 최전선에 우리가 편입된 것이다. 1991년 소련이 붕괴되면서 냉전 체제는 해체되었으나 한반도는 아직도 분단체제가 계속되고 있으니, 냉전 체제의 끄트머리를 붙잡고 있는 우리 모습이 볼썽사납기만 하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19세기 말과 다른 면도 있고 비슷한 면도 있다. 21세기는 정보화 사회, 디지털사회라는 문명 전환기이다. 다른 면은 우리가 이러한 문명 전환기를 정확히 인식할 뿐만 아니라 선도하고 있으며, 그 때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우리를 둘러싼 상황에 대응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비슷한 면은 19세기 말처럼 여전히 각자 자기의 눈으로만 세상을 바라보고 분열되어 있는 점이다. 국가 중대사부터 사소한 일에 이르기까지 이슈가 제기되면 서로 나누어져 대립하고 싸우고 있다. 이렇게 해서야 분열로 인해 식민지라는 나락으로 떨어진 우리나라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워 마침내 독립을 쟁취한 독립 운동가들을 볼 면목이 있는가. 광복 70주년을 맞이하면서 지금 우리 모습을 되돌아 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제 우리가 세상의 주역이 되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이다. 여기서 주역이라 함은 분단의 역사를 극복하는 주역, 세계 인류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주역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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