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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경기학회와 경기학 연구센터

 

금년 봄에는 경기지역 학계에 두 가지 의미 있는 일이 발생하였다. 하나는 경기지역을 연구하는 경기학회가 창립된 일이고, 다른 하나는 경기문화재단이 경기학연구팀을 경기학연구센터로 그 위상을 승격시켜 경기학 연구에 본격적으로 나선 일이다. 경기학회는 대학 교수와 정부기관의 연구자, 기업의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자, 그리고 언론인 150여 명이 참여하여 만든 학회이다. 경기학 연구센터는 경기학을 연구하고, 지역의 역사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만든 일 두 가지를 하는 기관으로 이해된다. 지역에서는 이 두 조직이 출범한 것을 보고 경기지역학 연구가 이전보다 훨씬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이다.

경기 지역학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다. 그 역사는 조선시대 읍지 편찬까지 올라간다. 해방 이후 경기 지역학 연구는 크게 두 가지 흐름으로 나누어 전개된다. 하나는 연구자들이 자생적으로 학회를 만들어 연구하는 흐름이고, 다른 하나는 자치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학을 연구하고 그 성과물을 생산하는 흐름이다.

해방 이후 경기도는 매우 인상적인 지역학 편찬사업을 한 바 있다. 6·25 전쟁 직후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려운 속에서 ‘경기도지’ 3권을 발간한 일이다. 이 시기 경기도는 전쟁복구, 피난민 구호 및 전선지원 사업 등으로 혼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피해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과거 역사에 대한 정리가 필요함을 절감하였다. 그래서 1953년 경기도지편찬위원회를 구성하고 1955년부터 1957년 사이 ‘경기도지’를 발간한 것이다. 전쟁 직후시기에 역사책을 편찬한 것을 보면 그 시기의 학문과 문화에 대한 이해 수준이 지금보다 훨씬 높았던 것이 아닌가 싶다.

지역을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학회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이다. 이 시기 용인향토문화연구회와 기전향토문화연구회가 조직되어 활동을 시작하였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 경기지역학 연구는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1995년 경기지역 역사학자들이 경기사학회를 조직하였고, 1996년에는 대학에서 역사학 교육을 받은 전문가와 지역의 향토사학자들이 경기도향토사연구협의회를 결성하여 경기도에서 처음으로 한국향토사연구전국학술대회를 유치한 것이다.

1990년대는 경기지역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지역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체의 필요성에 의해 지역학 연구소를 만들고 지역학 연구를 시작하였다. 1993년 서울시가 서울시립대학교 내에 서울학연구소를 설립하였고, 1999년 충청북도가 충북학연구소를 설립하였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1년 충청남도가 충남역사문화연구소를, 2002년에는 강원도가 강원학연구센터를, 인천시가 인천시립대학교 내에 인천학연구원을 각각 발족시킨 것이다. 그동안 경기문화재단이 경기학 연구 기구를 경기학 연구실 또는 경기학 연구팀 수준으로 운영해 왔는데, 이는 경기도의 경기학에 대한 인식 수준이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그래서 금년에 들어 팀 규모의 조직을 경기학 연구센터로 승격, 발족시킨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늦은 일이지만, 다행스러운 일이고 지역학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 경기문화재단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경기학회는 경기지역의 과거와 현재를 연구하고 미래를 인문학과 사회과학, 자연과학 통합학문 관점에서 연구하는 학회이다. 그동안의 지역 연구가 분과 학문 중심으로 이루어져 지역을 연구하고 분석하는데 부딪힌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며, 경기지역 학자는 물론 전국의 학자가 참여하고 있어 지역성에 매몰되지 않고 개방적으로 연구되고 운영될 것으로 생각된다. 경기학회와 경기학 연구센터의 등장은 앞에서 언급한 지역학 연구 두 가지 흐름의 연장선상에 나타난 발전적인 사건이다. 이 두 조직은 경기지역학 연구의 성과를 계승하고 그 한계는 극복하면서 지역 주민의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연구와 활동을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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