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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대게와 홍게

게는 예부터 우리 민족과 아주 친숙하다. 그래서 속담에도 자주 등장한다. 음식을 단숨에 먹어 치우는 형상을 비유한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하다’, 유전적 본능은 속일 수 없다는 뜻의 ‘게 새끼는 집고 고양이 새끼는 할퀸다’, 아무 소득 없이 손해만 보았다는 ‘게도 구럭도 다 잃었다’, 무슨 일이나 앞뒤를 신중히 고려해 안전하게 행동하는 것이 제일이라는 교훈 ‘구운 게도 다리를 떼고 먹어라’ 등등.

게는 한자로 내장이 없는 희귀한 벌레라는 뜻의 해(蟹)다. 자산어보와 전어지에서는 개(介)로, 물명고에선 개충(介蟲)이라 적고 있다. 게는 평안도 황해도 함경남도에서는 ‘거이’라고 하고, 충청도 전라북도 그리고 강원도에서는 ‘그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종류로는 대게·털게·꽃게·민꽃게·두점박이민꽃게·농게·엽낭게·칠게·방게·갈게·참게·범게 등 식용만 180가지가 넘는다.

조선 초기 임금의 명을 받은 신하가 죽도(竹島)라는 섬에서 게를 발견하고 궁궐에 들어와 발견 장소의 죽(竹)자를 넣어 죽해(竹蟹)의 존재를 고했다고 한다. 크기와 맛이 일품인 이 죽해를 한글로 옮긴 것이 그 유명한 ‘대게’다. 몸통에서 뻗어나간 다리 모양이 대나무처럼 곧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고도 하는 대게는 보통 황금색 은백색 분홍색 홍색 등 색깔에 따라 구분한다. 암컷의 경우 모양이 둥그스름하고 크기가 커다란 찐빵만하다고 하여 빵게라 부른다. 또 황금색이 짙고 꽉 찬 살이 박달나무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박달게라는 애칭도 갖고 있으며 최고의 상품으로 대접 받는다.

물론 붉은 대게도 있다. 보통 수심 600~1000m의 심해에서 많이 잡히며 색깔이 붉어 홍게 라고도 부르다. 모습이 비슷한, 대게와 붉은대게의 잡종 너도대게도 마찬가지다. 일반인들은 구분이 어려워 곧잘 홍게로 둔갑하는 게가 바로 이것이다.

산지도 각각 다르다. 대게는 영덕과 울진 근해에서, 홍게는 속초 앞바다에서 많이 잡힌다. 두 지역 모두 게의 본고장답게 전국 어시장에서 거래되는 대게와 홍게의 60% 이상을 공급한다. 뛰어난 맛으로 미식가의 사랑을 받고 있는 대게와 홍게가 요즘 제철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 서민들에겐 ‘그림에 떡’인 게 아쉽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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