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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아테네 남동쪽에 휘메토스(Hymettus)라는 산이 있다. 예부터 유럽에선 여기서 나는 벌꿀을 최고로 쳤다. 지금도 다양한 음식과 식품 재료로 쓰이면서 높은 명성을 누리고 있다. 휘메토스 꿀은 철학자 플라톤이 갓난아기 시절 이 산에 버려졌을 때 벌들이 매일 그의 입에 이 꿀을 넣어주며 성장시켰다는 전설도 갖고 있다. 이를 두고 음유시인 호메로스는 “플라톤의 혀에서 흐르는 벌꿀보다 더 달콤한 연설은 그때 이미 완성된 것”이라 말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신들의 식량이라 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꿀을 만드는 벌은 인간이 살기 훨씬 오래전부터 지구상에 살았다. 호박에 박혀 있는 가장 오래된 벌 화석은 8000만 년 전 것이라고 하니 놀랍다. 이집트 고분 무덤에는 벌을 제어하기 위해 연기를 피우고 꿀 과자를 만드는 벽화도 있다. 피라미드에서는 약 3천 년 전 꿀단지가 발견되기도 했다.

벌은 벌통에서 약 5㎞를 날아다니며 하루 1만개의 꽃송이를 방문한다. 1초에 200번 날개를 팔락이며 동료에게 채취장소를 알려주기 위해 정교한 춤도 춘다. 이를 벌들의 언어라 부른다. 벌꿀은 일생 5주간 찻숟갈 반쯤 되는 7g의 꿀을 모은다. 그래서 1kg의 꿀을 얻기 위해선 수많은 벌이 560만 개의 꽃을 찾아야 가능하다고 한다. 고대인들이 단순한 식품이나 감미료로만 보지 않고 신성한 의미를 부여한 것도 이 같은 희소성과 꿀벌의 노력에 대한 경외심 때문 아니었을까.

인류는 옛날부터 벌꿀을 채집하여 귀한 약품 및 식품으로 사용하여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야생벌의 수효가 격감함에 따라 인공적으로 벌을 길러 꿀을 채집하는 양봉업이 발달하고 있다. 호주는 양봉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꿀을 생산하는 나라 중 하나다.

이러한 호주 꿀이 최근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자연독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를 다량 함유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오염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에 검출된 자연독은 야생꽃에 있는 성분으로, 인간과 가축에 가장 보편적인 중독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인류에게 유익을 가져다준 꿀마저 오염시키는 환경 파괴가 무섭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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