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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서당에서는 전날 배운 내용을 다음날 학우들이 앞에서 책을 덮거나 등지고 앉은채로 줄줄 외우는 배강(背講)이 필수였다. 그러나 이를 못하면 목침 위에 서서 훈장으로부터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았다. 소위 달초(撻楚)라 부르는 체벌이다. 요즘으로 치면 ‘사랑의 매’라고나 할까.

이 같은 체벌은 성균관에도 있었다. 공부한 내용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했을 경우 이외에 졸거나 산만한 학생에게도 똑같이 내려졌다. 과거시험에서 쓰이던 ‘삼십절초(三十折楚)’, ‘오십절초(五十折楚)’의 문장이란 말도 여기서 유래했다. 30자루나 50자루의 회초리가 꺾이도록 종아리를 맞고서야 뛰어난 글을 얻는다는 뜻이다.

율곡이 쓴 학교모범(學校模範) 이란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잘못을 처음 저지른 학생에게는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린다. 두 번 잘못을 하면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꾸짖고 세 번 잘못을 범했을 땐 출세에 영향을 주는 원부에 기록한다. 예부터 체벌을 교육의 기본 수단으로 여겼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체벌은 가정에서도 자녀의 잘잘못을 일깨워 주는 교육적인 기능으로 존재해 왔고 지금도 진행형이다.

유대인만큼 아이들 교육에 체벌을 적극 활용하는 민족도 드물 것이다. 이들은 아이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다면 신체에 고통을 주는 체벌도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벌주는 일을 주저하다가 나쁜 사람으로 자라게 하기보다는 체벌이 더 교육적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대인의 체벌에는 나름의 원칙이 있다. 지혜의 원천인 머리에는 절대 손을 대지 않고 아이들을 때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을 때도 도구 사용은 절대 금기 사항이다. ‘오른손으로 벌하고 왼손으로 안아주라’는 격언도 철저히 이행한다. 또 대게 아버지가 체벌을 가하는 ‘악역’을 맡고 어머니는 자애로운 손길과 다정한 말로써 기분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다. 지혜로움이 묻어나는 훈육방법이 아닐 수 없다.

최근 발생한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을 계기로 훈육 도구 체벌이 다시 논란이다. 역기능과 순기능을 놓고 서다. 그러나 어떤 명분으로든 정당화 될 수 없는 게 폭력 아닌가. 특히 사랑이 결여된 것이라면 말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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