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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초는 예부터 그 독특한 향기로 인해 많은 사랑을 받아오고 있는 식물이다. 따라서 부르는 이름도 주로 향기와 관련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향기가 있는 꽃이나 식물의 표상이라고 해서 국향(國香)·제일향(第一香)·왕자향(王子香)·향조(香祖) 등으로 불렀다. 이름에서 풍기는 의미가 향(香) 중 으뜸이라 느끼기에 충분하다.

중국의 시선(詩仙) 이백(李白)은 이러한 향의 난초사랑이 유별났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시도 남겼다. ‘풀이 되려거든 난초가 되고 爲草當作蘭/나무가 되려거든 솔이 되려므나 爲木當作松/난초는 그윽하여 향풍이 멀리 가고 蘭幽香風遠/솔은 추워도 그 모습을 아니 바꾸나니 松寒不改容’.

줄기와 잎은 청초하고 향기가 그윽하며, 어딘지 모르게 함부로 대하기 어려운 범상치 않는 기품을 지니고 있다 해서 난초를 군자나 고고한 선비에 비유한다. 난초를 군자의 상징으로 여긴 것은 공자 덕분이다. 공자 역시 군자의 상징을 난초 향에 비유했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서 “난초는 깊은 숲속에서 자라나 사람이 찾아오지 않는다고 향기를 풍기지 않는 일이 없고 군자는 도를 닦고 덕을 세우는 데 있어서 곤궁함을 이유로 절개나 지조를 바꾸는 일이 없다”고 설파한 게 그것이다.

주역(周易)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동심지언 기후여란(同心之言 其臭如蘭).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의 말은 그 냄새가 난과 같다”는 뜻이다. 따라서 옛 사람들은 일찌감치 난초에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소중한 벗이란 의미의 ‘평생 변하지 않은 굳은 교제’라는 꽃말을 붙였다.

중국엔 아주 친한 친구와 의형제를 맺을 경우에 사용하는 금란보(金蘭譜)라는 개인 계보가 있다. 금란이란 말은 “두 사람이 마음을 같이하면 그 이로움은 금속도 끊는다”는 의미다. 여기서 유래했다는 금란지교(金蘭之交)나 ‘깊은 우정’ ‘군자의 교제’를 의미하는 난우(蘭友)·난형(蘭兄)·난객(蘭客)·난교(蘭交)·난계(蘭契)·난언(蘭言)이 모두 난초와 관련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엊그제 되돌려질 뻔했던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축하난도 이런 의미가 담겨있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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