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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듯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 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인 김종길이 ‘설날 아침에’란 시에서 읊은 것처럼 아무리 힘들고 각박해도 세상은 살만하다. 흩어진 가족을 모으는 명절의 힘이 있기 때문이다.

함께 모여 차례를 지내고 가족과 친지를 만나는 동안 결코 세상에 혼자가 아니라는 것도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설날에 고향과 가족에 대한 보람과 감동으로 다시 1년 살아갈 힘을 얻는다. 그래서 어떻든 찾아갈 곳 있고 기다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큰 위안이다. 고단한 몸, 시름겨운 마음으로 고향집 문을 밀고 들어서면 반갑게 맞이하는 어른들의 환한 얼굴을 보며 더 없는 푸근함도 느낀다.

고향에서, 오는 가족을 기다리는 마음 또한 다르지 않다. 김남주 시인은 이런 마음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까치야 까치야 뭣 하러 왔냐/ 때때옷도 없고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 마을에/ 이제 우리 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하략).”

하지만 설 연휴를 며칠 앞둔 지금, 저마다의 생각이 다른 것도 사실이다. 설을 손꼽아 기다려온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차라리 없으면 좋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아서다. 그러니 오늘의 설은 모두에게 반가운 날만은 아니다. 그러나 마음만은 가족 곁으로 달려가고 싶은 게 솔직한 우리네 심정이다. 몸은 대처에 있어도 마음은 본향을 그리는 이유도 가족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그런 가족이 함께할 가정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마음 아프다.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전통적 의미의 ‘온전한 가정’은 이제 전체 가정의 절반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부부만의 가정이거나 1인 가구도 나머지의 30%를 넘는다고 한다. 설날이 가족의 가치와 소중함을 오래도록 지속시켜 줄 수 있을지 염려스럽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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