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창룡문]대보름 절식

정월 대보름의 절식 오곡밥은 글자 그대로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을 말한다. 그해 농사에 풍년 들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농사밥 이라고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약밥, 찰밥, 잡곡밥, 오곡잡밥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동국세시기’에는 오곡잡반(五穀雜飯)이라고 표기돼 있다

섞는 곡식의 종류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지역마다 차이도 있다. 그러나 주로 쌀, 조, 수수, 팥, 콩 등을 넣는다. 이외에 찹쌀 지장 보리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다섯 가지 곡식을 모두 넣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역마다 오곡밥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개인 이유다. 경상도와 전라도지역에서는 찰밥이나 잡곡밥이라는 이름을 많이 썼고, 경기·충청·강원도지역에서는 주로 오곡밥이라고 불렀다. 오곡 이외에 찹쌀, 팥, 밤, 대추, 곶감 등을 재료로 넣고 약밥이라 하여 대보름 별식으로 먹었다. 이 같은 사실을 유추해 볼 때 오곡밥에서 명명되는 오곡은 구체적인 다섯 가지 곡식이라기보다 모든 곡식 즉 추상적인 주곡을 말하는 오곡백과(五穀百果)의 개념이 더욱 크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곡물의 혼합 비율에 대해 조선시대 음식 백과사전 ‘정조지(鼎俎志)’에는 좁쌀·기장·멥쌀 각각 2되, 수수쌀 홉, 붉은팥 7홉, 검은콩 2홉을 섞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대보름 절식으론 진채(陣菜)도 빼 놓을 수 없다. 진채란 전해 가을에 준비해 두었던 호박고지·박고지·말린가지·말린버섯·고사리·고비·도라지·시래기·고구마순 등 적어도 9가지 묵은 나물을 말한다. 예부터 우리 조상들은 이를 손질해서 삶아서 기름에 볶아 오곡밥과 먹으며 한해의 풍요를 빌었다. 이밖에 땅콩이나 잣, 호두, 밤 등 부럼을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며 종기나 부스럼이 나지 않게 해달라고 건강을 기원했다.

웰빙이 화두가 된 요즘, 잡곡밥과 견과류가 건강과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따라서 일상생활에서의 섭취 방법도 다양해 졌다. 함께 먹는 나물 또한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절식을 통해 겨울철 영양을 보충하고 건강도 챙긴선조들의 섭생 지혜가 놀랍다./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