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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칼럼]새 학기, 무엇을 준비할까?

 

새 학기를 앞두고 우리 자녀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일까? 한 기업이 초등학생 약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새로운 친구 사귀기’(35%)와 ‘어려워지는 학교수업’(24%) 등 인간관계와 학업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라고 했다.

자녀가 새 학기를 앞두고 불안감을 느낄 경우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좋은 성품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좋은 성품이란 갈등과 위기 상황에서 더 좋은 생각과 감정,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다”(이영숙, 2005). 즉 좋은 성품은 사회성을 길러주어서 새 학기에 교우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할 뿐만 아니라, 학습태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수업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준다.

성품교육으로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자녀의 사회성 부족 유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사회성 부족 유형은 3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유형은 자신감이 부족해서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아이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이 친구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두려워 아예 친구들을 피한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을 수 있도록 자존감을 높여주는 대화를 꾸준히 나누면서 기쁨의 성품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자존감을 키운 뒤에는 아이가 쉽게 도전할 만한 관계를 맺도록 제안한다.

둘째 유형은 외둥이로 자라면서 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데 미숙한 아이들이다. 이런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생각, 감정, 행동을 이해하는 ‘공감인지능력’이 부족하기 쉽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다른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는 능력부터 길러주자. “오늘 아빠 기분은 어떠신 것 같니? 저 사람은 왜 화가 난 것 같니?”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감정을 이해하는 훈련부터 시키자.

셋째 유형은 심리적 욕구 충족이 되지 않아 피해의식이 크고 자신을 과잉 방어하는 아이들이다. 이들에게는 행동을 나무라기 전에 욕구 불만이 무엇이지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가령 동생과 비교당한 경험 때문에 욕구 불만이 쌓여 스스로 사랑받지 못한다는 피해의식을 가진 아이들은 친구들의 작은 놀림이나 비교에도 과잉 반응하여 교우관계를 그르친다. 이런 경우 피해의식의 원인을 찾아 해소시켜 주려는 부모의 노력이 필요하다.

좋은 성품은 또한 훌륭한 성취를 이끌어낸다. 영국 센트럴랭커셔 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파멜라 쿼터(Pamela Qualter) 박사 연구팀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진학하는 학생 86명을 5년 동안 관찰하면서 성적 향상에 IQ보다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이 좋은 성품이라는 사실을 밝혔다.

그렇다면 학업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절제의 성품을 키워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유혹을 이겨내는 선택이 자기 자신의 몫임을 깨달아야 한다. 20세기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자유의지에 대한 믿음이 약한 사람들은 대개 절제의 성품이 요구되는 일에서 나쁜 성과를 냈다. 즉 이 말은 자신이 선택의 자유를 가졌다고 생각할 때가 그렇지 않을 때보다 절제력이 훨씬 더 잘 발휘된다는 의미이다. 그러니 “한 시간만 게임하고 공부해야 한다”라는 말보다 “네 시간은 네가 계획하고 사용할 자유가 있단다. 이번 학기 목표를 네가 설정하고 계획해 보렴. 엄마도 최대한 존중해 줄게”라고 말하자.

둘째, 아이들 스스로 절제의 성품을 떠올리게 하려면 “난 못해(I can’t)”라고 말하기보다 “난 안해(I’don’t)”라고 말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저널 오브 컨슈머 리서치’에 실린 한 논문은 자기 자신에게 “난 안해(I don’t)”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난 못해(I can’t)”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비해 운동을 거르거나 인스턴트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를 더 잘 절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나는 한 시간밖에 게임을 할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보다 “나는 한 시간만 게임을 한다. 더 이상은 안 해”라고 생각하는 훈련을 가르치자.

아이들이 새 학기를 긍정적으로 맞을 수 있는 성품을 길러주는 데 무게중심을 두자. 조만간 새롭게 사귄 친구 이야기와 새롭게 세운 학습계획에 대해 이야기해줄 우리 아이들을 기대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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