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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16대 국회의원을 뽑는 4·.13총선이 끝난뒤 방송 3사는 메인 뉴스를 통해 일제히 사과방송을 내보냈다. 선거관련 출구조사가 크게 빗나가서였다. 다음해 10월 서울 등 4곳에서 실시된 재·보선 직후 한 여론조사기관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여당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결과는 단 한석도 건지지 못한 참패였기 때문이었다.

비단 이러한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먹칠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여론조사는 통계학이 빚어낸 과학적 산물인 것은 틀림없지만 통계에 숨어있는 허점 또한 많아서다. 알고리즘이 진화하고 조사기법이 발달했다는 요즘에도 여론조사는 걸핏하면 틀린다.

이유는 많다. 그 중 하나가 침묵의 나선 이론이다. 자신의 의견이 주류에 속한다고 여기면 주저없이 밝히지만 소수라고 판단되면 침묵한다는 이론이다. 다시말해 자신의 견해가 우세·지배 여론과 일치하면 적극 표출하고, 그렇지 않으면 침묵하는 성향을 의미한다. 스포츠 경기장에서 원정팀을 따라가 응원할 때 주위를 살피는 심리와 같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우세한 진영의 경우 숨은 표를 경계하고, 불리한 진영은 혹시나 하는 기대심리를 갖게 하는데도 작용한다. 간혹 실제 투표에서 정반대 결과가 나오면 여론조사 업체들은 그 원인을 숨은 표로 둘러대기도 한다. 따라서 숨은 표의 존재를 여론조사의 부정확성을 말하는 다른 표현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데도 선거철만 되면 여론조사기관이 득세 한다. 또 틀리거나 맞거나 상관없이 그들이 내놓는 조사결과를 전가의 보도처럼 쓴다. 정치판이 특히 그렇다. 2002년 대선에선 여론조사로 아예 후보를 결정했다.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가 그것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선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도 여론조사로 결정했다.

20대 총선 예비후보 수 백명도 여론조사에 운명을 맡기게 됐다. 여야가 여론조사를 통한 경선을 후보 결정의 중요잣대중 하나로 설정해 놓아서다. 하지만 공천 공정성 문제와 준비 부실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어 예비후보들의 복장을 터지게 만들고 있다. 선거일은 다가오고, 어디 하소연 할데는 없고, 정확하지도 않은 여론조사에 떨고 있는 형국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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