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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꾸미는 묘한 습성이 있다. 밀폐 공간을 자신의 집으로 알고 거처로 삼는 버릇이다. 그래서 주꾸미를 잡을 때 그물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빈 패류 껍데기를 더욱 많이 활용한다. 고둥 소라 전복 등의 껍데기를 몇 개씩 줄에 묶어서 바다 밑에 가라앉혀 놓으면 밤에 활동하던 주꾸미가 이 속에 들어가 있어서 그냥 건지면 되기 때문이다.

주꾸미의 이 같은 습성은 지난 2007년 수천 점의 고려청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주꾸미 잡이 통발에 고려청자가 달려 나온 것. 800년 만에 햇빛을 본 고려청자는 당시 강진에서 구워 개경으로 운반하던 도중 침몰한 선박에 실려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머리처럼 생긴 게 주꾸미 몸통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몸통에 붙은 다리는 8개로 같은 연체동물이라도 다리가 10개인 한치, 꼴뚜기 등과 확연히 구분된다. 주꾸미는 많은 이름이 있다. 비록 사투리지만 전라남도와 충청남도에서는 쭈깨미, 경상남도에서는 쭈게미, 그 외에 지역에서 쭈꾸미, 죽거미, 쯔그미 등으로도 불린다.

3월부터 4월까지가 산란기며 이때가 되면 알이 배고 살이 더욱 쫄깃쫄깃해 맛이 좋다. 뿐만 아니라 칼로리가 낮으며 우리 몸에 꼭 필요한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다이어트 식품으로 그만인 웰빙 해산물로 알려지면서 날로 인기가 높다. 특히 타우린의 보고로 불린다. 타우린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치매 원인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를 조절하고 인지 세포를 활성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간장 해독 기능까지 뛰어나다. 주꾸미 먹물이 암세포 증식을 막고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한다.

서해안에서는 요즘 제철인 주꾸미 축제가 한창이다. 신비의 바닷길 주꾸미·도다리 축제가 지난 18일 충남 보령 무창포항 일대에서 시작돼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서천에서도 지난 26일부터 4월 8일까지 동백꽃 주꾸미 축제가 열린다. 산지뿐 아니라 도심 곳곳 식당가에서도 주꾸미 별미메뉴가 넘쳐난다. 입맛 잃기 쉬운 계절 매콤, 담백, 쫀득한 주꾸미 요리가 있어 다행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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