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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거대한 시간 소비자들이 몰려온다!

 

문화 생산과 소비의 저변확대는 매우 더디게 진행이 된다. 경제학의 아버지인 아담 스미스는 관심을 갖고 예술의 시장가치에 대한 관심을 가졌지만, 시장경제의 범위 속에 생산과 문화 소비의 상관관계는 더 이상 경제시장에서의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보았다. 이러한 예술경제에 대한 공론화가 시작된 것은 1966년 미국의 경제학자들인 보물과 보웬의 저술한 ‘공연예술의 경제적인 딜레마’를 통해서였다. 그들은 시장에서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예술의 소비 환경의 어려움을 ‘시장가치는 낮지만 소중한 사회 가치가 있는 예술을 보호해 문화 소비를 촉진시켜 폭넓은 예술의 체험을 증진시켜야 한다는 것’으로, 기업의 메세나 기능과 예술의 공공재로서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논의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이 문화 소비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장애요소가 존재하고 있다. 매번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하는 전수조사에 의하면 일반인들의 문화 콘텐츠 관람의 장애요소로 매번 지적되고 있는 것은 ‘시간이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비용부담이 크다’, ‘관심이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교통이 불편한 장소에 위치해 있다’, ‘관람에 동행할 사람이 없다’ 등의 순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 중 ‘시간’과 ‘비용부담’의 항목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문화 소비와 같은 서비스 재화의 영역에서는 소비자는 부가비용의 부담, 다시 말해서 식사비, 교통비 등과 같은 ‘그림자 비용’도 들어가기 때문에 그 문화소비를 위해 정보검색에도 좀 더 엄격해진다. 그리고 그 시간에 다른 것을 함으로써 생기는 부가가치인 ‘기회비용’마저 포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개인 소득이 늘어날수록 상대적으로 시간을 더 귀중하게 여기게 됨으로써 고소득의 중산층일수록 문화소비로 보내는 시간보다 일하는 것을 택한다는 심리가 작용한다는 것이다. ‘소득이 증가해서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문화에 관심을 갖고 그것을 소비라는 것 자체가 시간이 아깝다’는 심리로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시간과 가격이 비싸진 시대에는 시간의 할애가 별로 걸리지 않는 재화 쪽에 그 시간을 소비하는 경향이 농후해진다. 바로 그것이 문화 소비의 위험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미래에는 그 문화 콘텐츠의 우수성이 미흡할 경우에는 소비마저 어려워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는 시대를 맞이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경제 발전에 모든 힘을 모았던 시대에서 문화와 경제의 동반 발전을 위해 그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냈던 것은, 우리에게는 1990년대 중반부터였다고 기억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그리고 1993년 대전 엑스포 개최에 따른 대형 문화 이벤트의 개최의 영향이었다. 그것은 마치 일본이 도쿄올림픽, 오사카박람회, 중국이 베이징올림픽과 상하이박람회 이후 경제 발전의 계기와 함께 문화 성숙을 위한 기반 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져 문화 콘텐츠 발전의 계기를 만들어졌다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시간 절약에 대한 강박관념과 그로 인해 수익을 올리던 시간예속경제에서 ‘조금 덜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을 누리는 생활방식’으로 문화 소비로 연계되는 레저 경제의 개념이다. 안목은 까다롭지만 시간의 여유를 갖고 있는 문화 소비자들의 시대가 온다는 것이다. 이들을 ‘거대한 시간 소비자’들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제 문화의 소비라는 것은 삶의 가치 변화를 추구하는 레저 문화를 통해서도 소비의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지금 문화소비 중에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놀이’의 최고 형식으로 간주되는 축제를 비롯하여 테마파크, 뮤지컬, 영화, 공연 등에서의 재미의 요소다. 문화 소비자의 특징은 명확하다. 재미를 통한 ‘즐거움’이다. 그것은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특징이기도 하다. 지금 문화산업으로 공인되고 있는 디지털 문화 콘텐츠도 재미와 즐거움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제조업은 활기를 잃어 가고 창조경제로 이어지는 문화산업은 국가 및 지역 경쟁력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창조활동이 그 부가가치의 생산까지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문화 소비를 통해 인류 발전에 기여하는 시대로 더욱 발전해나가고 있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현재 진행형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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