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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아리안의 나라

서울 강남역에서 삼성역까지 4㎞ 도로를 ‘테헤란로’라 부른다. 이곳은 한국 금융 경제의 중심과도 같은 지역이다. 1970년대 초만 해도 자갈밭이던 이곳이 상전 벽해한 것은 서울시가 테헤란로 일대를 경제금융의 중심지로 육성한 것이 계기다. 덕분에 주변 삼성동 역삼동 대치동은 지금 강남의 대명사가 됐고 국내 최고의 부촌을 상징한다.

그런데 왜 ‘테헤란로’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이유는 비교적 간단하다. 1977년 6월 서울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의 자매결연 때 서로 가로 명을 교환키로 합의한 결과다. 하지만 속엔 양국의 끈끈한 우호가 숨어있다. 1962년 수교 이래 우리나라는 이란과 비교적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1973년 1차 석유파동 때 이런 관계가 빛을 발했다. 석유 생산국 중 이란만이 홀로 우리나라에 석유를 공급해 준 게 그것이다. 1979년 이란 혁명으로 양국 관계가 멀어지면서 1980년대 초, ‘강남 중심도로에 외국 수도이름이 웬 말이냐’며 일부 주민들의 명칭 변경 요구에 위기도 겪었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다. 물론 테헤란에 가면 ‘서울로’가 있다. 10여년전부터 ‘대장금’ 등 한국 드라마와 가전제품, 자동차가 인기를 끄는 한류열풍에 힘입어 주변에 서울 공원까지 들어섰다.

테헤란은 고대 페르시아 말로 ‘더운(Teh) 땅(ran)’이란 뜻이다. 또 중동 하면 연상되는 사막에 있는 도시가 아니라 1200m의 고원에 있다. 1795년 카자르 왕조의 모하마드 칸 아자르가 이곳에서 즉위하면서 수도가 됐다. 당시 이란의 이름은 ‘페르시아’였다. 그러던 국호가 ‘아리아인의 나라’라는 뜻의 이란으로 바뀐 것은 팔레비 1세 때인 1935년이다.

페르시아 구전 서사집 쿠쉬나메(Kush Nama) 에는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 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망명한 왕자를 신라왕이 받아 들였다는 내용이 있다. 1500년 전 일이다. 어제(1일) 박근혜대통령이 이처럼 오래전부터 굳건한 연대가 형성됐던 이란을 우리정상으론 최초로 방문했다. 서방 경제제재 해제로 중동의 마지막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이란에서 제2의 중동 붐을 모색하는 눈부신 세일즈외교를 기대해 본다.

/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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