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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작은 연주회… 그 아름다운 선율

연변가무·조선족예술단원 공연

 

지난 17일, 다양한 악기들이 함께 어우러져 연주하는 소리에 끌려 간 곳은 ‘운(韻)· 민족음악 작은 연주회’가 진행되고있는 연길시의 에듀까페. 김순화씨의 해금산조가 한창 연주되고있었다.

얼마전, 본지를 통해 ‘문화를 파는 커피숍’으로 알려진바 있는 에듀까페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 매달 1회씩 조직되는 우리 민족음악의 작은 연주회는 연변가무단 연주원 김순화씨와 함금화씨 그리고 조선족예술단 연주원 장위령씨가 함께 공연을 기획하며 13명의 음악인이 재능을 기부하는 형식으로 지금까지 6회째 이어오고있다.

“저희가 연주하는 악기는 어느 가정에나 있을법만한 대중적인 악기들이 아닌지라 생소하게 느끼는분들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 민족악기만이 표현할수 있는 특유의 감정과 멜로디는 그 어느 악기들보다도 아름답지요. 재학시절부터 같은 꿈을 안고있던 친구들이 모여서 함께 우리의 악기를 알리고 우리 민족음악을 지켜나가고싶은 마음입니다.” 김순화씨의 고백이다.

연주회를 통해 우리는 조선민족악기중 가장 대표적인 현악기인 해금과 1950, 1960년대 조선에서 개량한 해금인 소해금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있는 현악기인 가야금을 위주로 징이나 장고, 기타 등 악기들의 합주를 볼수 있다.

김순화, 함금화, 장위령을 비롯하여 조선족예술단 연주원 채레나, 연변대학 예술학원의 강사 리홍관, 룡정시문화관의 가수 김청림, 조선족전통음악연구소의 강사 박미령이 이날 연주회에 출연했으며 흥겹고 구수한 무대들을 선보였다. 특히 운치 있는 민족악기연주가 이어지는 가운데 김청림가수가 부르는 ‘감주타령’은 관객의 흥을 한껏 돋구었다. 룡정에서 출근하는 김경란씨는 퇴근하자바람으로 연주회를 관람하러 달려왔는데 “언제 또 이렇게 가까이에서 민족악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수 있겠습니까. 해금의 소리를 직접 듣기는 처음인데 너무나도 가슴에 안겨오네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은채 빠져들게 됐습니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지금까지 별다른 후원사, 투자자가 없이 오직 민족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호주머니를 털며 6개월째 연주회를 진행해온 팀원들은 4회 때 연길 모닝글로리의 사장님께서 선뜻 내주신 1천원 후원금을 들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매회 공연때마다 재능기부로 선뜻 달려오는 게스트분들께 밥 한끼 사주고싶어도 수익이 없는 공연을 하는지라 매달 팀원들의 호주머니를 열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연주회가 더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 나중에는 우리가 하는 일이 더 보람 있을것이라 믿습니다.”

분주한 도심속 자그마한 공간에서 아름다운 선률로 소외된 민족음악의 전통을 살리려는 젊은이들의 노력이 빛을 발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 /글·사진=유린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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