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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겹, 두 겹, 세 겹이라는 표현에서 보듯 ‘삼겹살’은 문법상 틀린 말이다. ‘세겹살’로 부르는 게 옳다. 하지만 지난 1994년 삼겹살은 국어사전에 표준어로 정식 등재됐다. 어원은 확실치 않지만 사람들이 두루 쓰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왜 삼겹살로 불리게 됐는지, 어문학자들 사이에선 개성사람들의 상술을 많이 이야기 한다. 장사수완이 좋기로 이름난 개성 사람들이 인삼의 본고향인 개성의 삼(蔘)을 돼지고기 세겹살의 삼(三)과 매치시켜 삼겹살로 부르게 됐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삼겹살이 대중화된 역사는 의외로 짧다. 1992년 육류 품목 제조허가 신고서에도 삼겹살이라는 단어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그 이후로 추정된다. 또 그때 ‘로스구이용’ 부위를 상품화한 업자들의 상술도 성행했고 다양한 휴대용 가스레인지도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브랜드화한 돼지고기가 부분육으로 시중에 유통되기 시작했다. 따라서 특별한 ‘일등공신’은 없고 이 같은 여러 조건들이 맞아 떨어진 결과라는 것이다.

한국인의 삼겹살 편애는 국제적으로 소문나 있다. 전 세계 삼겹살을 한국인이 다 먹어 치운다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수입 돼지고기 중 절반 이상이 삼겹살이어서다. 작년 우리나라가 수입한 돼지고기 27만3888t 중 절반이 넘는 14만1951t이 삼겹살이다.

지난해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22.2㎏)의 절반 이상이 삼겹살이다. 그중엔 가격이 비싼 국내산도 있다. 하지만 국내산 가격엔 불편한 진실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10㎏짜리 돼지 한 마리를 도축하면 22가지 부위가 나온다. 이 중 삼겹살은 8.5㎏ 정도다. 반면 지방이 적고 영양도 많지만 비인기 부위인 다리 살과 등심, 안심 등은 40㎏에 달한다. ‘부족한 삼겹살, 재고 쌓이는 기타 부위’ 그래서 재고 우려가 높은 부위의 손실을 보전하려 삼겹살 값을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려 받는 것이라고 한다.

최근 삼겹살 가격이 지난달보다 60% 이상 급등, 또다시 ‘금겹살’로 불린다고 한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때만 되면 연례행사처럼 요동치는 삼겹살 가격, 이래저래 서민 입만 서운한 요즘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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