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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커피가 들어온 역사는 오래지 않다. 1896년 아관파천 때 고종 황제가 즐긴 ‘로서아 가비’가 그 원조라고 하니 꼭 120년 된 셈이다. 6∼7세기경 에티오피아에서 처음 발견된 후 아랍을 거쳐 유럽에 전해지면서 17세기부터 커피를 즐겨온 서양에 비하면 한참 늦다. 지금의 커피숍도 1902년 서울 ‘손탁호텔’에 최초로 생긴 것을 보면 서민들의 기호품이 된 것은 그보다 훨씬 뒤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떨까. 요즘 커피는 현대인의 일상이 됐다. 2015년 한국인의 연간 커피 소비량은 1인당 428잔. 1주일에 10잔이 넘는 커피를 마신다. 주식인 밥보다 커피를 더 마시는 꼴이다. 하지만 최근엔 마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커피의 고급화와 개인화가 진행되면서 장소도 다양해지고 커피를 만드는 기구들도 개인화가 진행되고 있어서다. 이들은 ‘홈카페족’ 혹은 ‘홈바리스타’ 등을 자처하며 ‘저렴한 값과 색다른 맛’, ‘즐거운 취미 생활’을 즐기는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덕분에 원두 수입도 해마다 폭증하고 있다. 관세청 통계를 보면 지난해 커피 원두는 13만7795t이 수입됐다. 수입하는 나라도 68개국이나 된다. 그중 베트남, 브라질, 콜롬비아 등 3개 나라가 전체 수입량의 절반을 웃돈다. 다양한 품종의 원두가 수입되다 보니 맛에 따라 시중가격도 천차만별이다. 명품 커피의 대명사로 통하는 커피 루왁은 한 잔에 4만∼5만 원선이며, 일반커피도 1만 원을 웃도는 프리미엄급 드립커피가 수두룩하다.

반면 그 절반도 안 되는 4000원짜리 커피도 있고 중소커피전문점의 1500원짜리 커피도 있다. 최근 편의점 업계는 500원 짜리 드립커피를 내놓는 등 국내 커피시장에서의 가격파괴 경쟁도 뜨겁다. 커피 소비가 꾸준히 늘면서 자영업자들이 대거 커피시장에 뛰어든 탓이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15년 기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전년에 비해 42.2% 늘었다. 종사자도 48.9% 급증한 5만4616명에 이른다. 가격경쟁을 통해 커피 값이 낮아진다면 소비자로서는 환영할 일이다. 하지만 과당경쟁이 불러올 영세업자 파산을 생각하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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