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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설탕 범벅 주스

2년 전 호주의 영화감독 데이먼 카뮤의 ‘댓 슈거 필름(That Sugar Film)이란 영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감독은 이 영화를 찍으려고 두 달 동안, 자신이 매일 147g의 설탕이 함유된 식품을 먹은 뒤 몸의 변화를 추적했다고 해서 큰 반향도 불러일으켰다.

설탕함유 음식의 꾸준한 섭취만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이 영화에서 그는 60일 동안 ‘과일주스’ ‘요거트’ ‘스포츠음료’ ‘영양바’ 등 소위 건강식품만을 섭취했다고 하는데 영상에 담긴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18일이 지나자 허리가 4인치나 늘고 치아부식, 지방간이 쌓였으며, 촬영이 끝나갈 무렵에는 메스꺼움, 감정기복, 인슐린과 아드레날린의 불규칙한 분비, 심지어 공한적 발작과 조울 증세까지 보였다는 것.

영화가 아니더라도 설탕의 과다 섭취는 뇌가 연료를 공급받지 못해 불안, 초조, 산만, 집중력 저하를 일으킨다는 것과 칼슘과 마그네슘 흡수를 방해, 몸속 무기질 균형을 깨고 중성지방을 상승시켜 비만에 이르게 한다는 것은 상식에 속한다. 그러나 설탕에 관한한 상식은 어디까지나 상식에 그치나 보다. 워낙 유혹이 강해 상식을 알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볼모로 잡혀 있으니 말이다. 특히 탄산음료는 더하다. 200㎖짜리 콜라 한 캔에 각설탕 8개에 해당하는 25g의 설탕이 들어있어 비만의 주범, 국민건강을 해치는 원흉이라는 지탄 속에서도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반면 탄산음료 대신 생과일주스를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덕분에 여름철인 요즘 거리마다 ‘생과일주스 전문점’이 넘쳐나고 있다. 그런데 시중에서 판매되는 상당수의 과일 주스가 탄산음료보다 오히려 당분이 더 많이 들었다고 해서 층격을 주고 있다. 최근 정부가 시중에서 팔리고 있는 생과일주스 19개 제품을 분석해 본 결과, 평균 당분 함유량은 55g으로 콜라보다 두 배가 넘는 양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제품에서는 당분이 179g이나 나왔다고 한다. ‘과일’이라는 이름을 내세워 ‘설탕 범벅’이나 마찬가지인 주스를 팔아온 얄팍한 상혼, 불매(不買)만이 그들을 혼내고 건강도 지키는 일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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