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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1년 넘긴 수원군공항 이전 후보지 발표

 

미국의 작가 존 스타인벡은 미국론이라는 그의 저서에서 “미국사람들은 일생의 3분의 1을 줄서서 기다리는데 낭비하는 바보들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너무 끈질기게 줄서있음을 표현한 말이다.

줄서는 문화에 대한 또 다른 우스갯 소리가 있다. 영국 사람이 혼자 있으면 행렬이 생기고 이스라엘 사람이 둘 있으면 세 개의 정당이 생기고 일본사람이 셋 있으면 네 개의 회사가 생긴다는 얘기다.

줄서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민족들이다.

이처럼 영국에서는 줄서서 기다린다는 것이 생존조건처럼 되어 있다.

줄서서 기다린 다는 것은 인내심의 또 다른 얼굴이다. 아무리 화려한 문화를 지니고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질서가 무너진다면 과연 국제사회에서 신용을 얻을 수 있을까?

수원군공항은 지난해 6월 4일 국방부에서 이전 타당성 승인을 통보해 왔다. 지난 60년간 소음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어온 수원시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후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예비이전 후보지가 발표되지 않아 한편으로는 군공항 이전이 지연되는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이를 뒷받침 하기라도 하듯 지난 7월 11일 정부에서는 대구 군·민간 공항의 통합 이전 추진을 언급하고 이어 국무조정실에서는 그 다음날인 12일 대구공항 통합이전 TF팀을 구성했다.

물론 대구공항의 통합이전을 반대하는 취지에서 언급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수원시의 경우 2014년 3월에 전국 최초로 이전 건의서를 국방부에 제출했고 1년간 협의과정을 거친 이후 2015년 5월 각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국방부 평가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이전 타당성 승인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1년이상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뚜렷한 이유없이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를 미루고 있다.

대구, 광주, 수원은 모두 같은 특별법 적용을 받는 지자체다. 정부에서 T/F팀을 구성해 군공항 이전 문제를 다룬다면 세 지역이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 광주, 수원을 배제하고 대구만을 단독으로 다룬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다린 1년이란 시간은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 시간으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원군공항의 예비이전후보지가 발표되지 않고, 절차 또한 불투명해 보이는 일이 발생한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법에서 명시한 절차대로 그동안 수원군공항 이전 추진을 진행해온 수원시와 어느날 갑작스레 끼어들기식으로 진행하고 있는 대구를 비교하면 마치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던 사람 앞에 극성스러운 부모가 아이 손을 붙잡아 끌며 앞쪽에 슬며시 끼어넣은 것처럼 보인다.

125만 수원시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와 국방부에 대한 의혹과 불신은 당연한 것이다.

군공항이전 수원 시민협의회에서는 더 이상 수원군공항 이전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125만 수원시민이 나서야하지 않냐는 안팎의 시민 여론으로 들끓고 있다.

국방부는 오는 9월 이전까지 예비이전 후보지를 발표하지 않을 경우에는 시민이 나서는 행동을 잠재울 명분이 없을 것이다. 국방부는 법절차에 따라 1년이상 기다려온 수원군공항 이전에 대해 투명한 절차와 명확한 기준을 공개하고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다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강력한 힘 같은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동안 수원군공항 예비이전 후보지 발표를 기다려온 1년이란 시간이 헛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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