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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지난 7월 19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국립경제서비스대학교에서 계명대학교 러시아어문학과 학생들과 블라디보스토크 국립경제서비스대학교 대학원 학생들이 러시아어로 제1차 한·러청년포럼(주제: 두 개의 나라, 성공적인 미래를 향한 하나의 길)을 개최했다. ‘러시아 극동지역 고려인의 발자취를 찾아서’를 주제로 학생들을 인솔하게 되었다는 정막래 교수의 연락을 받고 2013~2015년 블라디보스토크 한국총영사관이 공공외교사업으로 진행한 한·러지식포럼의 러시아측 공동기획자인 경제서비스대학교 라트킨 교수를 소개했는데, 두 사람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한·러청년포럼이 성사된 것이었다.

필자는 극동러시아 일정을 준비하고 있는 계명대 학생들에게 러시아의 ‘경제’ 수도인 블라디보스토크와 ‘러시아 속의 한국’과 다름 아닌 우수리스크, 그리고 극동러시아의 중심도시 하바롭스크를 주목하자고 강조했다. 한·러청년포럼도 2015년 한·러지식포럼의 핵심의제였던 ‘관광’을 중심으로 준비할 것을 조언했다. 러시아 현지 언론의 관심 속에 진행된 포럼에서 주블라디보스토크 대한민국 이석배 총영사와 티렌티예바 경제서비스대학 총장이 양국의 문화교류와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한·러청년포럼의 개최를 축하했다. 이날 한국학생들은 한국 내 러시아/고려인집거지인 안산과 부산, 광주 및 러시아측이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에서의 의료관광을 소개했고, 러시아 대학원생들은 연해주의 관광브랜드와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연해주의 관광매력 요소 및 양국의 경제협력 등을 발표했다.

학술행사를 마친 후, 계명대 학생들은 먼저 블라디보스토크 시내의 고려인 발자취를 찾아 나섰다. 1873년부터 고려인들이 집거지를 형성한 개척리 자리(현 해양공원 인근), 제8호 모범중학교와 고려사범대, 일본총영사관의 옛 건물, 그리고 1911년 제정러시아 당국이 콜레라 창궐을 구실로 한인들을 아무르만 산기슭으로 이주시켜 조성된 신한촌(新韓村)을 찾았다. 학생들은 신한촌기념비를 지키고 있는 고려인 관리자와 대화를 나누면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독립투사들을 기렸으며, 신한촌 고려인들이 1937년 강제이주열차를 탔던 페르바야 레치카 역도 답사했다.

도시 인구의 1/10이 고려인인 우수리스크에서는 이상설유허비, 최재형생가, 고려인문화센터(고려인140주년기념관)가 학생들의 주요 방문지였다. 학생들은 고려인문화센터에서 만난 고려인 할머니, 할아버지들과의 대화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소감을 적었는데, “우리나라가 앞으로 고려인에 대한 역사적인 책임을 다하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적었다.

우수리스크에서 9시간 밤기차를 타고 도착한 하바롭스크는 시인 조명희와 최초의 한인 여성 볼셰비키인 김 알렉산드라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아름다운 아무르강과 블라디보스토크와 대비되는 도시의 평화로운 모습 때문이었을까? 정막래 교수가 건네 준 학생들의 소감문에 ‘하바롭스크에서 살고 싶다’는 내용들이 많이 나왔다. 확실히 하바롭스크는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러시아 사람의 도시였다. 극동러시아는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서양이었다.

필자는 이미 지난해 ‘8월15일과 러시아 고려인 사회’ 칼럼(9월3일)에서 하바롭스크 고려인사회를 소개한 바 있다. ㈔국제휴먼클럽과 하바롭스크 고려인협회가 하바롭스크주정부의 후원 아래 매년 8월 15일을 전후하여 개최해온 고려인대문화축제 행사인데, 금년에는 8월 13~14일에 개최된다. 작년에는 북한 공연팀도 참여했는데, 12년째 이어지는 금년 행사가 궁금해진다.

2017년은 1937년 극동러시아 고려인사회가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를 떠난 8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필자는 유라시아 전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고려인사회를 8월 15일을 전후한 하바롭스크 고려인대문화축제에 초대할 것을 제안한다. 한국사회도 ㈔국제휴먼클럽이 수행해온 역사적인 행사에 ‘함께’ 참여한 후, 밤기차를 타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해 신한촌기념비를 참배하고 우수리스크 고려인문화센터에서 큰 잔치를 ‘함께’ 갖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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