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경기시론]올림픽과 선거

 

우리나라 올 여름 날씨만큼이나 뜨거웠던 리우 올림픽이 끝났다. 금메달을 못 따면 눈물을 흘리던 성적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참가 자체에 의미를 두고 경기를 즐겼다고 하는 선수들이 늘었다. 국민들도 메달을 못 땄어도 그동안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고 박수를 쳐 주었다.

하지만 돌아보건대 성적이 좋은 종목과 나쁜 종목은 준비과정에서부터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남녀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한 양궁의 경우 정실주의를 배격하고 오로지 실력만으로 대표를 선발하고 협회차원에서 온갖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에 잡음이 많이 있던 종목들은 결과가 좋지 않았다. 출전 여부가 며칠 전에야 결정된 수영의 박태환 선수나 평상시에 별 관심도 없고 지원도 시원찮았던 여자 핸드볼이나 여자 배구 같은 종목들의 부진은 예상되었던 것이다.

결과에 상관없이 국민들이 박수를 보냈다고 해서 다음 올림픽에서는 단순히 참가에 의미를 둘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전 종목 석권 후 양궁 총감독은 4년 후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다시 시작하겠다고 했다. 지금부터 모든 종목이 지난 올림픽을 돌아보고 다시 체제를 정비하고 선수와 코치, 임원 모두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아직 메달을 딸 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 육상이나 수영의 경우 금메달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지금보다 향상된 순위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 좋겠다. 그래서 다음 올림픽이 아니더라도 그 다음 올림픽에서는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과 노력이 필요하다.



올림픽과 선거의 공통점은 선수를 잘 뽑아야 한다는 점

올림픽과 선거는 공통점이 있다. 선수를 잘 뽑아야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실이나 계파를 배제하고 오직 실력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본 게임에서 승리할 수 있다. 지난 4·13총선의 최대 화두는 여야 모두 공천문제였다. 새누리당의 패인은 객관적 기준에 의한 공천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계파별 싸움만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정도 차이가 있었을 뿐 야당도 같았기에, 국민들의 관심사인 민생문제는 본격적으로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그저 선수들만 고르다가 끝난 선거였다고 할 수 있다.

아무튼 이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당대표를 선출하여 그동안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마치고 평상시 체제로 돌아갔다. 이는 내년에 다가올 대선체제라고도 할 수 있다. 각 정당이 내년 대선에서 누구를 내세워 권력을 잡을 것인가 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그런데 총선이 끝난 바로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공천 룰을 정비하고 가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다음 총선 직전에 또 다시 공천방식을 가지고 다투다가 정작 경제나 안보 등은 논의도 없이 선거를 치루는 일은 없어야겠다. 여야 모두에 해당되며, 대통령선거도 마찬가지다. 아직 대선후보가 구체적으로 거론되기 전이므로 지금 대선후보 공천 룰을 확정해 두어야 한다. 내년에 후보자들이 드러나 치열한 눈치싸움이 시작되면 공정하고 효율적인 룰을 마련하기 어렵다. 누구에게 유리한지 따지게 되기 때문이다

선거는 미리 정해진 룰 속에서 경쟁하고 선택을 기다려야

모든 제도는 장단점이 있으며 완벽한 제도는 없다. 현재 시점에서 최선을 다해 정해 놓으면 된다. 그 룰 속에서 노력하고 검증하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선수가 링 위에 올라가서 어떤 방식으로 승부를 낼지 정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더구나 최종 두 선수도 아니고 서너 명이 한꺼번에 링에 올라가서 룰을 정한다고 상상해 보자. 이런 말도 안 되는 장면을 우리는 이전 선거에서 종종 보아왔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속담은 소가 없어졌으므로 외양간을 고쳐도 소가 돌아올 리 없어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뜻이다. 그러나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것은 더 나쁜 일이다. 다음에 또 소를 잃게 될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에서 조금 비껴 있을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룰을 먼저 정비하고 국가의 운영방안에 대한 토론을 거듭하면서 후보자를 고른 후 국민의 최후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시스템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평상시의 관심도 저조한 채, 막판에 허둥대고 다투기만 하면서, 막연히 좋은 결과를 바라는 것은 올림픽에서나 선거에서나 모두 그저 요행을 바라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