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토)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손찌검은 습관인 데다 마약처럼 갈수록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다만 가정 안에서 일어나고 공개되지 않아 음성화됐을 뿐이다. 그러나 이를 은폐하고 방치할 경우 피해자가 생명을 위협받거나 잃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가정폭력에 노출돼 살해된 여성이 70명, 살인미수 피해를 당한 여성이 35명에 이른다. 언론에 보도된 사건 만을 분석한 점을 감안할 때 이 정도니 보통일이 아니다.

여자와 어린아이, 노인들뿐만 아니다. 최근엔 매 맞는 남편 얘기가 심심찮게 뉴스에 흘러나온다. 가정폭력 상담기관인 ‘한국남성의전화’에 따르면 아내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도움을 요청한 사례는 지난해 1394건으로 2년 전보다 71% 늘었다고 한다. 퇴직한 50∼60대 남성들이 주된 타깃이다.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남편에서 아내로 점차 바뀌는 양상이다.

어쨌든 우리는 익숙하고 편한 관계라는 이유로 가족 안에서 언어폭력은 물론 물리적인 폭력까지도 행사한다. 단순한 손찌검에서 잔인한 살해와 시신유기에 이르기까지 가정폭력은 다채로운 양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가족 간 이뤄지는 폭력은 일종의 연쇄반응 결과다. 실직이나 파산 등으로 실의에 빠진 남편이 아내와 아이들을 구타한다. 매 맞는 엄마는 아이들을 때리고, 그 아이가 폭력 아동으로 성장한다. 매를 맞던 사내아이 가운데 80% 이상이 폭력 가장으로 자라고, 60% 이상의 여자아이들은 매 맞는 아내가 되고 마는 기막힌 현실이 반복되는 것이다.

가족이 모이는 명절도 예외는 아니다. 이런저런 사유로 떨어져 살던 식구들이 모이면 갈등이 불거지는 것이 필연인 것처럼 가족 간 긴장관계가 곳곳에서 폭발하고 폭력이 동반되기도 한다. 경기남부경찰청이 지난해 추석 연휴 동안 관내 가정폭력 신고 건수를 분석한 결과를 봐도 그렇다. 신고된 가정폭력 건수가 총 852건인데 그중 부부간 폭력이 429건으로 가장 많았고, 부모·자녀 간 폭력 120건, 형제·자매 간 폭력 44건 등의 순이었다. 따라서 경찰이 올해에는 총력대응 방침까지 세웠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화목해야할 명절이 ‘폭력의 장’으로 바뀌는 현실이 안타깝다. /정준성 주필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