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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齒牙)를 닦고 관리하는 ‘칫솔’과 ‘치약’. 어느 것이 먼저 생겼을까?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치약이다. 치약의 기원은 B.C. 5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칫솔은 이보다 1500년이나 늦은 B.C. 3500년경 처음 사용했기 때문이다. 물론 둘 다 지금과 같은 형태는 아니다. 치약의 경우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 만들어 사용했는데 당시엔 황소발굽, 구워서 부순 달걀껍질, 화산재 등이 재료였다. 또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사용된 칫솔은 오늘날의 이쑤시개보다는 훨씬 큰 나뭇가지 형태였으며, 이것을 깨물어 부드러운 섬유질로 쪼개놓은 모양이었다.

예나 지금이나 건강한 치아를 유지하기 위해선 평소 자주 양치질을 하는 게 필수다. 칫솔에 치약을 묻혀 이를 닦는 양치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우리말이다. 대부분 양치(洋齒)로 아는 사람들이 많으나 한자를 잘못 유추한 오류다. 고려 때 ‘계림유사’를 보면 버드나무 가지, 즉 양지(楊枝)를 잘라 이쑤시개처럼 썼다고 하는 기록이 있는데 이런 양지가 양치로 변형돼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다는 것.

인류와 함께 발전한 양치질은 한때 건강보다는 미백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로마시대엔 새하얀 치아를 갖기 위해 소변으로 이를 닦는 역겨움을 감내하기도 했는데, 나중에 소변의 암모니아 성분이 치석의 뮤탄스균이 만들어내는 젖산을 제거해 산성에 취약한 치아 법랑질을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했다.

가루치약은 18세기 유럽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러나 벽돌, 도자기를 으깬 가루 연마제가 오히려 치아를 마모시켜 해롭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사용을 기피하자 암모니아 글리세린 등의 성분이 추가된 치약이 새롭게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908년엔 젤 형태의 튜브 치약이 나왔고, 1954년 락희화학이 국산 치약 시대를 열었다. 그로부터 60여 년이 지난 현재 우리 국민의 치약사용량은 OECD국가 중 두 번째로 많은 연간 10개로 늘었다. 오복(五福) 중 하나를 지키려는 신념이 가져온 결과다. 그런데 일부지만, 요즘 이런 치약에 가습기 살균제 원료가 함유됐다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철저한 조사와 처벌, 서두르기 바란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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