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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이주여성, 중국어 교육봉사로 도민 정착

 

 

외국인 자율방범대서 첫 만남

마땅한 공간 없어 메뚜기 신세
道로부터 공간활동 지원 받아

중국어 교육외 활동 영역 넓혀
동아시아 문화 교육도 검토중


화성 향납읍 우리하나봉사단-我愛京畿道

최근 글로벌화의 추세에 따라 제외동포 뿐 아니라 국내 다문화 가정의 수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1970년대 70만여명이었던 재외동포 수는 2000년대 5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해에는 700만명을 돌파했다. 또 국내 다문화 가정 숫자도 지난해 29만9천가구, 88만8천명으로 100만명에 가까운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전체 인구의 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한 모습은 세계화 시대에서 피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하다. 과거 조금 다르다는 이유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으며 소외감을 느껴왔던 이주민들은 최근 각 분야에서 제 역할을 해내며 국내 사회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화성 향납읍에 있는 ‘우리하나봉사단’은 중국 이주 여성들을 중심으로 모임을 형성, 다문화가정 및 취약계층의 자녀들을 대상으로 중국어를 가르치는 재능기부로 주변의 좋은 호평을 받았다.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화성에서 새로운 꿈을 펼치고 있는 우리하나봉사단을 만나 그들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우리하나봉사단은 지난해부터 유치원 및 초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중국어 교육을 진행하며 주민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체험을 기반으로 한 봉사단만의 차별화된 시스템으로 교육을 받는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들에게도 좋은 호응을 얻으면서 그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추세다.

김명화 우리하나봉사단 대표는 “화성 향납읍은 주민 10명 중 1명이 외국인일 정도로 많은 다문화가정이 분포하고 있다. 특히 중국 이주 여성들이 많다는 점을 감안, 이들의 자녀와의 소통을 위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엔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학부모들이 ‘향남맘’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통해 일반 가정의 자녀들도 조금씩 참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리하나봉사단이 내세우고 있는 중국어 교육은 중국 현지의 문화를 체험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중국문화 OX 퀴즈대결’, 중국동요 및 율동 배우기, 전지공예 및 서예, 중국을 대표하는 먹거리 ‘탕후루’ 체험하기, 손인형극, 차이나타운 견학 등의 프로그램으로 30여명의 학생들에게 주 1회씩 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어린이 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봉사단에서 직접 중국어를 가르치는 교사를 발굴해 낸다는 점이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현재 이같은 과정으로 약 15명의 이들이 국제평생교육협회에서 발급된 민간자격증을 획득, 중국어 어린이 교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췄다.

이는 중국 이주 여성들에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실제 자격을 획득한 이들 중 절반이 중국 이주 여성으로 이들 대다수가 봉사단의 양성과정을 통해 타 기관에서도 교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또 낯선 땅으로 결혼을 한 뒤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던 한 이주 여성도 봉사단 활동을 통해 활력을 얻는 등 그 의미를 더했다.

우리하나봉사단은 지난 2013년 화성서부경찰서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자율방범대가 그 출발점이었다.

장린린 총무담당자는 “당시 자율방범대에는 중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온 이주민들이 활동했는데 이들도 낯선 한국에서 어려움과 무료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다. 이에 따라 무엇인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자국의 언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하기로 결심하게 됐다”고 봉사단을 하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그렇게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일이었으나 교육을 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다.

이 때문에 주말마다 여행사를 빌리면서 어렵게 활동을 이어갔으나 안정적인 장소가 없다보니 한계점이 많았다.

그러던 중 올해 3월 경기도 따복공동체로부터 공간활동지원사업을 통해 봉사단만의 아지트를 마련, 교육프로그램을 구체화할 수 있게 되면서 점점 그 완성도를 더해가고 있다.

앞으로 우리하나봉사단은 주말에만 진행되고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평일에도 진행토록 ‘방과후 학교’ 시스템을 접목하고, 중국을 넘어 동아시아의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 대표는 “봉사단을 통해 중국 이주 여성과 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서로 많은 것을 배우며 희망을 얻었으면 한다”며 “한국에도 점점 다문화 가정이 늘어가고 있는데 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데 힘써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조용현기자 cyh3187@



사진=이진우기자 poet11@



 

“아이들, 중국어 배워 엄마와 소통… 다문화가정 상처 치유”

“봉사단 활동으로 변화느낄 때 보람”

김명화 우리하나봉사단 대표


“새로운 시작을 한 이주민들과 다문화가정, 주민들이 하나된 공동체를 일궈 나가겠습니다.”

우리하나봉사단 김명화 대표는 중국어 등 다양한 문화체험으로 국적과 세대를 아우르는 공동체를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지난 2009년 중국에서 한국으로 이민을 온 김 대표는 한국인 조부모의 영향으로 한인학교를 다니며 수년 간 한국어를 공부해 왔다.

또 중국 무역회사에서 한국어 통역을 맡았던 경험 등을 해온 것을 감안, 한국에서의 생활이 순탄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가족 이외에 아무 교류 없이 수년 동안을 살며 무료함에 빠지게 됐다. 그러던 중 화성서부경찰서 자율방범대를 통해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을 만났고, 뜻이 맞는 이들과 함께 봉사단을 지난해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김 대표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지만 주변의 관심이 생각보다 많고, 무엇보다 타지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이주민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되는 등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학생들 역시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다문화 가정에 화목을 이끌고 있다”고 봉사단 교육의 지난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공부에 흥미를 잃어 매일 학교에서 잠만 자던 학생들이 우리의 교육프로그램으로 학습에 대한 재미를 알아가면서 조금씩 변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다문화가정에 속한 한 아이는 자신의 엄마가 중국인이라는 것이 마음의 상처였는데 이제 이곳에서 배운 중국어로 엄마와 소통하며 점점 그 상처를 치유하고 있다”며 “우리의 작은 활동으로 이런 좋은 변화를 지켜볼 때 가장 보람차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주변 학교를 보면 북한에서 온 학생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드는데도 힘을 쏟고 싶다”며 “다문화가정, 이주민들이 변화된 환경에 잘 적응하고, 주민들과 잘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글=조용현기자 cyh3187@

사진=이진우기자 poet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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