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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뭐하고 이제서야… AI백신 항원뱅크 구축 추진

“올겨울 사용은 어려울 듯”
백신투입 시점·기준도 없어
“전형적인 탁상행정” 비판도

정부 등 방역당국이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매년 연례행사처럼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를 지속적 백신 접종과 인력 투입을 통해 사전에 차단할 수 있음에도 1천억원대의 예산 소요 등을 이유로 ‘확산 방지만이 최선의 방법’이란 태도를 고수해 비난을 받은 가운데(본지 1일자 1면) H5N6형 AI 재발을 대비해 백신을 제조할 수 있는 항원뱅크 구축을 뒤늦게 추진키로 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이미 H5N6형의 종독주(Seed Bank)를 확보해 구축해놨으며, 긴급 상황에 대비해 백신 완제품을 만들기 위한 전단계인 항원뱅크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항원뱅크는 백신 바이러스를 대량 생산해 냉동 보관해 놓은 것으로, 접종 결정이 나면 2주 만에 백신 제조가 가능하다.비용은 마리당 60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현실적으로 접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H5N6형은 이번에 유입됐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결정되더라도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 접종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4월 이후가 되는데, 역대 AI 상황을 보면 겨울 철새가 한반도를 떠나면 AI 상황도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김용상 농림축산식품부 방역관리과장도 “백신 관련 내용을 내부적으로 논의는 했지만, 접종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는 어떤 타이밍에서 시행하겠다는 게 전혀 결정된 것이 없다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날 당국은 백신을 투입해야 하는 시점에 대해서도 ‘상황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판단될 때’라고 애매하게 밝혔을 뿐 논의 시점에 대한 기준조차 정해놓은 것이 없다고 밝혔다.

게다가 이미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H5N1, H5N8형 바이러스 역시 종독주만 확보한 상태다. 즉, 바이러스 ‘종자’만 확보해놓았을 뿐 백신을 바로 제조할 수 있는 항원 구축은 이번에 처음 추진되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에는 당국이 전 세계적으로 백신이 개발된 것이 없고, 백신 접종으로 오히려 인체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도 있어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백신의 단점 중 하나가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어서 축산선진국들은 인체 감염 위험을 우려해 백신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백신을 사용하고 있는 일부 국가에선 인체 사망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도내 산란계농가 관계자는 “이런저런 사례와 이유로 백신 접종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게 더 문제”라며 “이미 국내에서 사육 중인 가금류 10% 이상이 도살 처분됐고 백신 접종이 결정돼도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리는데다 접종 여부에 대한 논의조차 정해놓은 것이 없다는 것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을 보여주는 형태”라고 비난했다. /이상훈기자 l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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