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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2016년 ‘말’

연말이 가까워 오면 한해를 정리하는 말들이 쏟아져 나온다. 용기와 희망을 준 말부터 말 값을 못한 말까지 내용도 다양하다. 리우올림픽 펜싱 금메달리스트 박상영의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는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지만 “돈 없는 네 부모를 원망하라”며 이죽거렸던 정유라의 말은 청년세대 가슴에 비수를 꽂았다.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 했나”라고 한탄한 박근혜 대통령의 말은 패러디 1위 말이 됐고 최순실의 ‘죽을죄를 지었습니다’는 ‘가증스런 말’의 극치라는 평가를 받았다. 입에 담기도 역겨운 “민중은 개·돼지로 취급하면 된다”도 역시 공분을 샀던 말이다.

알파고와의 대결 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게 아니다”라고 한 말은 희망의 상징으로 회자됐고 정치권에서 나온 “사이다는 밥이 아니다. 고구마는 배가 든든” “이 한 몸 불사르겠다”는 등의 은어성 말들도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올해의 말 중엔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도 빠지지 않는다. 대부분 표준어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고 재미를 느낀 단어들이다.모두젊은 층의 생각과 사회 변화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올해 네이버 국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찾아본 신조어는 무엇일까? 부르기도 생소한 ‘츤데레’란다. “새침하고 퉁명스러운 모습을 나타내는 일본어 의태어인 ‘츤츤’(つんつん)과 달라붙는 모습을 표현하는 ‘데레데레’(でれでれ)가 합쳐진 말”이라나. 겉으로는 쌀쌀맞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잘 챙겨주는, 속정이 깊은 사람을 부를 때 쓴다고 한다. 또 ‘졸혼’(결혼을 졸업함), ‘헬조선’(지옥을 뜻하는 ‘헬’과 조선의 합성어), ‘농단’ 등이 상위권에 들어 시대상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이밖에 올해 국어사전 종합 인기 검색어 1위는 의외로 ‘사과’였다.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아마 ‘자기의 잘못 인정하고 용서를 빈다’는 뜻이 작용한 것 아닌가 보인다. 한편 중국에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뜻하는 ‘閨密門·(구이미먼)’이 올해 중국의 10대 신조어에 선정됐다. 閨密(구이미)은 가까운 여자 친구를 뜻하고 ‘門(먼)’은 ‘Gate’를 의미한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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